마음의 산책: 시
우유
세 살까지
젖 떼지 못한 아이들,
엄마는 몰래
빨간약을 발랐다
그 시절,
현관 앞엔
젖소처럼
우유병이 놓이고
형제들은
차례로 병을 물었다
숨도 쉬지 않고
꿀꺽꿀꺽 삼키던
그 하얀 온기
냉장고 문을 열면
음매~
소 한 마리
유리병 속에 잠들어 있었다
오늘도
우유 한 모금에 기대어
누군가는
어머니 품을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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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늦게 피는 꽃일수록 향이 깊듯, 삶의 시간을 글로 피워냅니다. 경주에서 태어나 단양과 서울을 오가며 시와 수필을 쓰고, 한 줄 문장에 세월의 결을 담아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