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온 두 형사들은 담배를 피우고자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흡연구역으로 지정된 곳에서 피우지 않다가 신고를 받아 조사받게 되면 그만큼 경찰로서 난처한 일이 없기에,
‘흡연 장소’ 표지판이 보이는 곳을 찾아서 아파트 입구에서 쭉 내려와 한 골목에 멈춰섰다.
“김현진... 이 사람이 말했던 내용 우리가 알고 있는 거랑은 다르네.."
이민형 형사가 불을 붙이기 위해, 세차게 불어 오는 찬바람을 손으로 막으며 말했다.
“그런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본인을 의심하고 있다는 것도 눈치 챈 것 같습니다.”
소림 형사가 질문에 대답하고는 라이터에 불을 붙이려고 했으나 칙칙 대며 기름 빠지는 소리만 날 뿐이었다.
“피해자의 마지막 카카오톡 로그상에는 김현진이 말한 것처럼 두 시쯤 문자가 왔었나?”
이성운 형사는 기침을 몇 번하더니, 그새 담배불을 발로 지져 끄고는 남은 꽁초를 주머니에 넣으며 물었다.
“네 유관팀에서 그 부분은 맞다고 확인해줬습니다. 하지만 그 근처의 CCTV 상에는 피해자가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는 증거가 없습니다.” 그녀는 선배가 먼저 담배를 치우자 칙칙대는 라이터를 쓰레기통에 휙 던졌다.
“맞아 그 부분이 이상해.. 우리가 놓쳤을 지도 모르겠으니 다시 한번 확인해 봐야겠어,
일단 날도 추운데 다음 장소로 가면서 좀 더 생각해보자고 소림 형사..”
그는 마른 기침을 토해내며 경찰차로 향했다.
소림은 지끈대는 머리를 달래 줄 수 있는 느슨한 담배 한까치를 즐기지 못해 미칠 지경이었지만 군소리 없이 선배의 뒤를 따라갔다.
이민형은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까지도 기침을 멈추지 못하며 콜록콜록 거렸다.
“선배님 괜찮으세요? 제가 따뜻한 음료라도 저기 앞에 편의점에서 사오겠습니다!”
그와 함께일 하는 첫날부터 그의 컨디션이 좋지 않을까봐 걱정된 소림은 그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길 건너의 편의점으로 뛰어 가버렸다.
‘녀석 잘 하려고 무진장 애쓰는 구만, 나도 너처럼 하루종일 사수만 따라다니며 긴장속에 하루를 보냈지..'
잠깐 상념에 잠겨 있던 그는 엄지손가락으로 히터의 강도를 한 단계 높였다.
‘김현진의 주장에 따르면 피해자인 정희정씨를 살해할 만한 이유가 누구에게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말이 맞다면 그날 저녁 정희정을 태워준 택시기사가 맞겠지만..'
그는 창밖을 바라봤으나 아직 소림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계속해서 질문을 이어 나갔다.
‘만약 택시기사가 아니라면? 그 모임에 참석했었던 사람들이 정희정을 노렸을까? 무슨 방법으로?..
아니면 늦은 시각 홀로 술에 취해 집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여자를 노린 범행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게 따지면 병원 근처에서 시체가 발견되었으니 직장동료 혹은 그녀에게 앙심을 품은 환자일지도 모르겠군...'
피해자의 죽음으로 부터 갈라진 수십가자의 가능성이라는 나뭇가지 속에 그의 뇌가 파묻혀 갈 때 쯤, 소림이 창문을 똑똑 두드렸다.
그는 창문을 열고 따뜻한 음료를 받기 위해 손을 내밀었으나 그에게 전해진 것은 A4 한 장을 4분의 1크기 완완벽하게 접은 종이 한 장이었다.
“더 이상 따라오지 마시오”
그 쪽지 안에 있는 내용은 큰 글씨로 적혀있었을 뿐만 아니라 단순하고도 강한 경고를 품고있었다.
이민형이 소림을 다시 처다보기도 전에 소림은 꿀물의 뚜껑을 따서 그에게 건네며 벌떡 벌떡 거리는 숨을 고르지도 못한 체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2~3학년 정도로 보이는 한 남자 아이가, 제가 길을 건너려고 횡단보도에서 서있는 동안 저에게 전달해야 될 것이 있다며 이 쪽지를 주고는 골목으로 뛰어갔습니다.
이상하다 싶어서 바로 쪽지의 내용을 확인하고는 뒤늦게 아이를 쫓아가 추궁했지만 어떤 사람이 시켰다고만 이야기하고 자세한 건 자기도 모른다고 하더군요.
겁에 질려 있는 것 같아 일단 진정시키고 집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부모님 연락처는 받았지만 아이의 말에 따르면 뒤에서 자기의 어깨를 꽉잡아 겁박해서 남자인지 여자인지 조차 기억나지 않는다며 엉엉 울기 시작했습니다.
그 사람이 저에게 이 쪽지를 제대로 전달하는지 끝까지 지켜볼꺼라고 했다고합니다.
제대로 전달하지 않으면 아이가 사는 곳도 알고 있으니 조심하라면서요.."
그녀는 선배가 끼어들어 잔소리를 늘어 놓을까봐 계속해서 자신이 조사한 내용을 말했다.
“아이가 쪽지를 받았다고 말한 장소 근처에 CCTV가 있는지 찾아봤지만 없었습니다 선배님.
일단 이 쪽지는 증거물로 제출할 수 있게 따로 보관하겠습니다.”
이민형은 그녀가 말을 끝내자, 다 마신 꿀물 병을 컵 홀더에 넣고 그녀를 멍하니 쳐다봤다.
그녀는 멀뚱히 자기를 처다보는 선배가 자신을 혼날까봐 불안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아니 아무것도 없어 소림... 아니 소림 형사. 처음부터 혼자 다 잘하려고 노력하지마.
이미 범인은 우리를 지켜보고 있고, 우리를 공격할 지도 모르는 다는 경고를 대놓고 하고 있으니 좀 사려야지... 그러니, 앞으로 혼자 조사하고 다니는 일은 없었으면 해. 알겠지?”
소림 형사는 말없이 고개를 두 번 끄덕거리고는 장갑 낀 손으로 문제의 쪽지를 이민형의 손에서 증거물 봉투로 옮기려하자, 이민형은 증거물을 가방에 넣기 전에 다시 한번 더 특이한 점이 있는지 보겠다고 말하며 그녀의 손에서 다시 증거물을 가져와 계기판 위에 올려놓았다.
경고문을 앞뒤로 돌려보며 조사해보았지만, 누군가 프린트를 한 후에 A4를 두 번 접은 후 깔끔하게 칼로 잘라낸 듯한 모양이라는 것 외에는 특별한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특이한 점은 정확히 종이의 정 가운데에 그것도 굵은 고딕체로 자신의 의사표시를 확실하게 하고 있다는 것 뿐이었다.
‘어떤 새끼인지 몰라도 일을 깔끔하게 하는 걸 좋아하는 자식이군..'
이민형은 두어번 종이를 더 펄럭거리고는 쪽지를 소림에게 건넸다.
소림이 가방에 물건을 넣는 동안 이민형의 핸드폰이 윙윙거리며 울렸다.
그는 발신자에 감식이라고 뜨자 스피커 폰으로 전환하고 핸드폰을 계기판 위에 올렸다.
“안녕하세요 형사님. 정희정씨 건 때문에 연락 드렸습니다.” 스피커에서 울리는 소리는 계기판과 맞닿아 더욱 크게 울렸다.
“사인과 사망 예상시간이 어떻게 됩니까?” 소림이 본인도 있음을 알리고자 대화에 끼어들었다.
“급성 비소 중독으로 인한 사망입니다. 사망 시간은 새벽 1:30분에서 2:00시 정도로 추정됩니다.”
두 형사는 그 외에 다른 폭행이나 성폭력의 흔적이 있는 지 물었으나 그러한 흔적은 없다고 전달받았다.
이민형 형사는 더 확인되는 사항 있으면 알려 달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고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두 경관은 서로를 처다보지도 이야기를 나누지도 않았지만,
둘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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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상의 이유로 화토 연재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드리며 주에 최대 2회 이상 연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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