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쫀쿠 주세요

혀가 아리도록 단 것들

by 도씨


바야흐로 두쫀쿠의 시대이다.

하나에 만원 이상 하는 곳도 있지만 그조차도 구하지 못해서 먹어보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고 하니

언젠간 시대의 아이콘이 될 법도 하다.


나는 원래부터 혀가 아리도록 단 것들을 사랑한다. 종류를 가리지도 않는다.

특히 초콜렛은 끊었다가도 금방 금단 증상이 와서

손과 입을 달달 떨면서 뭐라도 입에 달다구리를 집어 넣어야 기분이 좋아지곤 한다.

밥을 먹고 나서도 뭔가 달달한 것을 꼭 하나씩 먹어줘야 살아있는 것 같다.


특히 여자는 생리기간에 보통 폭주하여 음식을 먹는데

특히 단 것을 절대 손과 입에서 놓칠 수 없게 되어있다,

고 믿는다.


아니라면 내가 그렇게 미친 초콜렛 귀신이 될 수가 없다.


처음 두쫀쿠를 알게 되었을 때엔 항상 유행의 뒷북을 울리는 스타일이여서

그게 뭐라고! 라며 도도한 척을 했다.

하지만 중독되가는 사람들, 품귀현상, SNS 인증 등을 보다보니

그 단 맛에 대한 호기심을 멈출 수 없게 되었다.


당장에 검색에 들어가서 인터넷에서 구매 가능하단 말에 혹하여 거의 4만원 돈을 주고 2주를 기다려

몇 알 한세트를 샀다.

겨우 구해 먹어봤단 소리다.


아니 근데 이게 웬걸.

추잡스럽게 입술에 초코가루를 다 묻혀먹자마자, 어디선가 미미!!!!!소리가 났다.

초코가루에,달고 얇은 피의 쫀득함,견과류처럼 씹히는 맛까지 갖춘 최고의 디저트였다.


가족들이랑 한 알씩 나눠먹겠단 계획은 깨지고

죄다 내 입속으로 들어갔다.

시크한 나의 T 친구는 너는 다시는 살 뺀단 소리 하지 말란 말만을 남겼다..


하지만 너무 값비싼 디저트라서 요즘에선 가끔 편의점 가서 있으면 사고 , 매진이면 말고 그렇게 지내고 있는데 문제는 그게 일주일에 꼭 두 세번은 된다는 것이다.

혹시 두쫀쿠를 아직 먹어보지 못한 분은 G*편의점에 가서 운 좋으면 살 수 있다.

(상품명은 혹시나 하여 적지 못하지만 한 알짜리와 미니 네알짜리가 맛이 좋아요)


그런데 나야 원래 그렇다 치고 왜 이렇게들 단 것에 환호하게 된 것일까?

원래는 그 자리에 탕후루가 있지 않았는가.


아마 우리는 모두 조금씩 지쳐 있었는지도 모른다.

뭔가를 오래 기다리는 건 싫어졌고, 노력 끝에 얻는 보상도 지겨워진 것이다.


대신 한 입 베어 물면 바로 오는 달콤함.

초코가 혀에 닿는 그 3초의 순간.

순간은 영원하지 않다던가.


세상이 여전히 엉망진창이어도 이건 확실히 내게 맛있다는 그 확신.

그리고 맛보게되는 달콤한 순간들.


내 경우에는 달지 않으면 견디기 힘든 날들이 있었다.

괜스레 눈물이 주륵 흘러내릴 것만 같고, 괜히 내가 쓸모없어진 것 같은 날들.


그럴 때 초콜릿은 무엇도 묻지 않았다.

슬프냐 아프냐 아프게 묻지도 , 겪어보지 못한 자의 서투른 위로도 하지 않았다.


그저 입 속에 넣으면 그냥 녹았다.

혀가 아리게 달콤함을 즐기고 나면 꼬라지를 부르는 나의 마음도 그리고 나도 잠시 녹아내렸다.


그래서 오늘도 잠시 편의점에 들린다.

나의 몇 알짜리 영원의 순간을 즐기기 위해.


인생은 참 길고 두쫀쿠 너는 참 작고 짧다.

와작와작

바삭바삭

두쫀쿠를 씹으며 뚜벅뚜벅 긴 인생에 뛰어든다.




설 선물로 받은 두바이 간식(달다)




편의점 그 두쫀쿠 (역시 달다)




keyword
월, 금 연재
이전 08화쓰기싫어서 쓰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