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수없이 가슴이 무거운게 사랑?

고양이의 잠자리

by 도씨



내 고양이는 모두들 조카 고양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동생의 고양이인데 , 내가 다들 살고 있는 집에 편입(?)하여 들어오면서

하루에 가장 많이 집에 있는지라 단짝이 된 두마리의 친구이다.


그 중 특히 첫째고양이는 내 방 구역이 자신의 구역이라서 계속 내 방에 자리를 잡는다.

내 침대 내 베개옆 머리맡 쿠션 자리 하나.

침대 옆 가방걸이 구석 담요 자리 하나.

가 그 녀석의 지정자리이다.


뿐만 아니라 귀여움으로 내 정신과 내 몸도 역시 지배당하고 있었으니..


내가 정자세로 누우면 꼭 목과 명치 사이 가슴팍에 또아리를 트고 잠이 든다.

그게 아니면 엉덩이를 한껏 내 얼굴에 붙이고 가슴팍 위에 잠이 들거나,

그것도 아니면 내 두둑한 배 위에 올라와 한참을 붙어 자다가 간다.


자고 있는 모습을 보면 무엇을 그리 믿는지

팔 다리 가슴을 쫘악 펴고 늘어져 나무늘보와 같은 자세로 나무같은 나의 몸통에 착 붙어 침을 흘리며 잔다.


그 묵직함과 가까움과 숨결이, 처음에는 갑갑하고 함부로 움직일 수도 없어 불편했다.


그런데 웬걸.

이제는 나를 방석처럼 깔고 잠이 드는 녀석의 또아리가 없으면 가슴팍이 서늘하고 허전하여 잠이 오지 않는다.


하루에 몇 번씩 짧게는 10분, 길게는 30분을 밤이건 낮이건 그렇게 자고 가는데

그 시간이 어느 때부터는 기다리기 시작하여

일부러 자리를 고쳐누워 이불을 팡팡 쳐서 덮고 정자세로 누워 기다리는 웃긴 상황까지 벌어진다.


그런데 웃긴것은 그렇게 잠들고 싶으면 보통 야옹 거리며 말을 걸고 눈치를 준다는 점이다.


사람이 다 됐다고 노묘와 노견을 지칭하지 않는가?

이 녀석이 딱 그렇다.


앉아 있는 내 곁에 , 혹은 모로 누워 낮잠을 청하려는 나의 등짝에

얼굴을 부비고 야옹 거리며 눈을 마주치려고 노력하고

부비적 거린다.


처음엔 이 녀석이 왜 차갑게 굴더니 친한 척이지?

아무것도 모르고 그 녀석만 좋게 간식을 주곤 했는데 ,

이젠 안다.


내 가슴팍의 익숙함속에 잠들고 싶어요. 란 뜻이다.


나는 그러고 자고 있는 고양이 녀석을 보면 사랑을 자꾸 생각하게 된다.


아, 사랑은 역시 가슴이 무거워지는구나.

아, 사랑은 역시 뱃 속부터 따뜻해지는구나.

아, 사랑은 엉덩이를 얼굴에 붙이고 자도 행복하구나.


그 익숙함과

특유의 무해함과

아무 생각없음과

배려없음과

묵직함과 체온.


그 온기가 가슴팍에 뱃속에 얼굴 옆에 잠든다.

사랑 사랑 누가 말했나


고양이가 주는 사랑과 체온은 겨울의 무엇보다 따뜻하다.



keyword
월, 금 연재
이전 10화말 걸지마세요. 아니 말 걸어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