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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라미수 Aug 16. 2024

퇴사예정자 마음으로 출근했다

[만약 이번주까지만 근무하고 퇴사한다면]

[만약 오늘이 마지막 출근일이라면]

이런 가정 하에 출근해보았다.

일을 대하는 나의 태도가 어떻게 달라질까?..

나는 무슨 생각을 먼저 할까?..


1. 내 일을 깔끔하게 마무리한다.

- 진행 중이던 일을 미루지 않고, 마감기한이 여유 있게 남아있더라도 마무리한다.

  해야 하는데 아직 시작하지 않았던 일을 일단 시작한다.

  시작을 했으니 끝도 내버린다.

  나의 퇴사로 인해 죄 없는 누군가가 내 일의 뒤처리를 하게 하고 싶지는 않으니까

- 마지막 일이라 생각하니 소중하기도 하네..

- 나의 이름으로 남는 마지막 일이니 조금 더 성의를 다해볼까?  :D


2. 대인관계가 유연해진다.

- 이제 안 볼 얼굴인데 좋게 헤어지자는 마음이 든다.

  혐오했던 사람을 보고, '안쓰러운 사람이구나..'생각하고 패스

  내 맘 속에 픽한 사람을 보고,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이야, 같이 근무해서 좋았어. 땡큐'

- 대체로 동료를 너그럽고 편안한 마음으로 대해줄 수 있군..  :D


3. 오피스 미니멀라이프가 가능하다.

- 생각보다 내 자리(책상, 서랍 등)에 많은 물건들이 있다.

  언젠가 필요할 것 같아서 쌓아뒀던 서류, 버리기 좀 아쉬워서 보관하고 있던 물건들을 깨끗하게 정리한다.

  퇴사하면 이 많은 걸 들고 가기 어려우니까 버린다.

  새로운 누군가 내 자리에 앉았을 때 인상 쓰지 않도록 최대한 깨끗하게 정리한다.

- PC 파일도 정리한다.

  몇 년 동안 모아놓은 이런저런 파일들 중 꼭 필요한 파일만 남겨둔다.(후임자에게 필요한 파일)

  이런 게 있었나 싶었던 파일, 최종판 이전에 수정 또 수정했던 여러 버전의 파일은 과감히 삭제한다.

- 오~ 내 책상과 PC가 아주 깔끔하군.. 힐링되네..  :D


4. 동료에게(특히 후배) 일을 알려준다.

- 회사 업무 적응이 좀 더 필요한 후배들에게 필수적인 내용을 설명한다.

  물론 상대가 듣기 싫어하면 패스

  [싫어서 안 하는 사람],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못하는 사람], [자신이 이것을 모르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모르는 사람]을 먼저 구분한다.

  [싫어서 안 하는 사람]은 패스

  나머지 두 케이스 중에서 상대가 나의 설명을 들을 의향이 있다면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친절하게 요점 정리해서 알려준다.

- 회사생활하면서 알게 된 지식과 노하우는 퇴사하면서 회사에 되돌려주는 게 맘 편하다. 

- 설명을 잘 들어주는 이들이 고마운 이 마음은 뭐지.. :D

- 퇴사한 나에게 전화가 오는 곤란한 상황도 예방될 수 있겠군.. :D


5. 가장 중요한! 경제적 고민을 진지하게 해 본다.

- 다음 달부터 월급이 안 들어온다.

  나의 고정 지출 항목과 금액을 적어본다.(헐.. 이렇게나 많았나..)

  앞으로 몇 달 정도 버틸 수 있을지 계산해 본다.

  앞으로 지출을 어디까지 줄일 수 있는지 검토해 본다.

  내가 할 수 있는 다른 일을 찾아본다.

- 하... 역시나.. 이게 결정타네.. ;ㅁ;


학생에게는 노력이 재능이라 했다.

직장인에게는 버티는 것이 재능이구나..

매일 '이 OO 같은 회사 그만둬야지. 내가 그만둬야 회사는 내가 귀한 줄 알겠지'하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그렇게 일방적인 것은 아니었군..

정확히 일대일의 관계까지는 아니더라도 공생관계군..


[이번주가 마지막 출근일], [오늘이 마지막 출근]이라 가정해 보니

마음이 경건해지고 진지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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