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떴다. 내 방이다. 씨잌 웃음이 났다. 내 방에서 잠을 자고 일어난 사실만으로 말이다.
2주간 입원하여 환자복 입고 지냈다. 8층 입원실에는 7명의 환자들이 있고 50대에서 80대까지 있었다. 넘어지거나 다쳐서 온 사람과 나처럼 병으로 온 사람들이다. 거의 매일 퇴원하는 환자에게 인사하고 뒤돌아서는 순간 새로 입원 환자가 들어온다. 밤 낮이 없이 링거 교체와 확인, 열 체크, 혈압, 혈당 검사, 피검사와 각종 검사를 환자에 따라 수시로 한다. 잠자는데 푹 자긴 힘들다.
내 방에서 자고 일어나 머리 감고 씻을 수 있어 좋다. 병실에서는 씻을 수 있긴 하지만 누군가가 기다리고 있다는 불안함과 링거를 꼽고 있다는 핑계로 씻지 않고 지냈다.
제일 힘든 것은 대변을 보는 것이다. 한 호실에 7명이 함께 지내는데 변기는 1개다. 밖에 샤워실에 변기가 하나 더 있긴 하지만 그 층 모두가 사용하는 공간이다. 어찌 편하게 대변을 볼 수 있었겠는가? 고민하다 발견한 나만의 공간이 있었다. 변기가 3개 있고 병동이 아닌 다른 층으로 내려가 대변을 볼 수 있었다.
출근하여 아이들을 만나 얘기하고 웃고 떠드는 시간이 참 좋다. 살아 있는 느낌이랄까?
병실에서는 침대에 앉거나 누워만 있어 아무 할 일이 없었다. 일상에서는 우리 반 아이들과 함께 변기에 쉬하는 것도 봐주고 밥 먹는 것도 도와주고 함께 달리고, 뛰고 "선생님 같이 놀아요?" "책 읽어 주세요?"라고 한다.
병을 치료하여 도움을 받은 것과 아프면 어쩔 수 없이 가야 하지만 입원하고 싶지는 않다.
일상에서 특별한 것 하나 없는 그런 삶이긴 해도 일상이 주는 힘이 얼마나 큰지 평소에는 알지 못했다. '오늘 하루 보냈구나'라고 생각했다. 입원 후에 나에게 주는 일상은 감사하다.
아침에 눈을 떠서 내 방에 있음이 감사하고 내가 먹고 싶은 밥을 먹어 감사하고 씻고 마음 편히 대소변을 볼 수 있어 감사하고 일터가 있어 감사하고 우리 반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하고 푹 잘 수 있어 감사하다.
특별한 것 없는 일상이다.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입원이라는 경험으로 알게 된 것뿐이다.
여러분 일상이 주는 선물의 소중함을 깨닫고 조금 힘들어도, 아파도, 버거워도 감사하며 지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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