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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여름 May 26. 2024

God생의 반대말을 찾으면, 人생?

2024년 2회 정보처리기사 필기시험을 마치며

학창 시절 7일의 전사가 다시 살아난 5월입니다. 마감기한에 맞춰 일정을 조정하는 힘이 강해지다 보니 여유 있게 벼락을 칠 준비도 가능해졌습니다. 이것이 바로 사회생활의 순기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정직하게 한두 달씩 공부하는 계획은 어차피 실행에 옮길 생각이 없었때문에 제가 응시하려는 시험의 분량을 고려해서 미리 벼락 맞을 기간2주잡았습니다. 재밌는 점은 벼락치기를 결심하고 수행하다 보면 7일이 얼마나 긴 시간이었는지 알게 되곤 합니. (???: 7일이 어디야)


4월 말 가명처리 라이브러리 배포하고 밀린 회사 교육, 시험부터 운동과 브런치 글까지 또 다른 영역에서 1인분을 소화하면서 내일 할 일은 내일한테 보내줬습니다. 신의 인생(God生)에 도전한 대가로 드디어 제우스의 천둥이 머리 위로 다가왔습니다.


정보처리기사 필기 단기 합격방법에 대해 찾으신다고요? 아쉽게도 갓생 못살지만 인생 산다는 이 글에 그런 팁은 없습니다. 쌓아온 경험에 따라 학습 분량이 소소하면 소소할수록 2주가 아니라 최소 3일까지 놀면서 더 미루셔도 된다는 점 때문입니다.


저희 주임님이 시험을 다시 보면 3일 컷이면 될 정도로 개인별로 차이가 크기 때문에 벼락치기 기간산출 공식조차도 제공해 드리기 어렵습니다. 정보전달보다는 마음가짐을 중심으로 쓰였다는 점을 기억하며 읽으신다면 다른 것을 가져가실 수 있을 겁니다.




우선순위를 앞다투는 일정 사이에서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싶은 분들에게 필요한 스킬은 3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강박은 내려놓기

우리는 신의 객체(god object class)이지 신이 아닙니다. 일에 착수하기 전 현재 상황에 대한 자기 객관화가 필요합니다. 자신의 자원으로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고 시작해야 스스로를 괴롭히는 감정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첫 장부터 펼치기보다는 제가 못하는 걸 인정하고 거기서부터 출발해서 지치지 않았습니다. 정보처리기사에서 익숙하지 않은 소프트웨어 설계(1과목)의 요구사항 확인, 소프트웨어 개발(2과목)의 인터페이스 설계와 정보시스템 구축 관리(5과목)와 같이 모르는 부분을 먼저 공부하니까 시간 압박이 덜 느껴졌습니다.


가야 할 길이 멀고 험할 때는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발목 잡는 것은 물론이고 뛰어가려는 마음에 사로잡혀 무리할 수 있습니다. 잘하고 싶어 하다보면 예기불안감이 올라오면서 두려운 장면에 대한 상상을 키우기도 합니다. 혹여나 삐끗하면 내면의 공격으로 이어질 때도 있습니다.


우리는 뛸 때 숨찬 건 당연하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OO은 반드시 해야 한다는 말이 우리가 약해지는 순간 숨 가쁘게 만듭니다. 걸어도 충분하다는 걸 스스로에게 이야기해 주면 어떨까요?


몰라도 괜찮고, 못해도 괜찮습니다. 넘어지면 앉아있다가 일어나면 되고, 떨어지면 쉬다가 해보면 되니까요. 혼자 공백을 가지고 다시 시도할지 깔끔하게 그만둘선택하는 것도 좋습니다.

야근하고 온 스터디카페에서 먹는 아이스크림이 그렇게 또 맛있을 수가 없습니다. 잠 깨려고 먹었는데 쪽잠을 꿀같이 자는 저는 다음날 같은 시간에는 카페인을 찾았답니다.


2. 경험을 연결하기

뜻도 모르고 머릿속에 그 어려운 용어와 방대한 내용을 구겨 넣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초심자가 아닌 2년 반동안 데이터 관련 프로젝트를 이어온 중심자인 저에게 경험이 주는 편안함이 있었습니다. 언제 어떻게 지금 눈앞의 점이 선으로 이어지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을 이렇게 배웁니다.


수업을 듣거나 문제를 풀기 전 저에게는 소프트웨어 설계(1과목)의 객체지향 ∙ 디자인 패턴, 소프트웨어 개발(2과목)의 자료구조 ∙ 소프트웨어 패키징, 데이터베이스 구축(3과목), 프로그래밍 언어 활용(4과목)은 읽기만 해도 이해하기 수월했습니다.  


여러분은 이미 충분히 가지고 있는 게 많고 시행착오를 겪을 준비는 되어있으니, 겁내지 말고 마음 한편에 끌리는 그 일을 꺼내보시면 시간이 꽤 많은 것을 해결해 줄 것입니다. 일의 기준점은 자신에 두시는 게 좋겠습니다.


다른 분과 비교하다 보면 승패를 가르게 되고 결과가 가져다주는 감정은 우리의 기력을 빼가는 신묘한 힘을 지녔기 때문입니다. 저울에 무게를 는 상상이 시작되었다면 그것 또한 사람이니까 그럴 수 있다고 너무 부정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봐주시는 건 어떨까요?

정처기 공부를 하던 실수투성이의 제 모습을 표현해봤습니다. 의욕이 넘치다가 물음이 늘어나 의지가 꺾이는 과정의 반복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무한도전)


3. 끝까지 포기말기

평일에 오전 4시 30분쯤 일어나고 오후 6시에 제 R&R에 맞는 업무를 확실하게 마무리 짓고 퇴근해서 자격증 공부하고 귀가하는 갓생처럼 이 글이 읽히신다면 지금부터 그 환상을 깨드립니다. 5월을 보내면서 깨달은 점은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미약하다는 점입니다.


저는 완벽과는 벽을 친 사람입니다. 이벤트가 없으면 일찍 일어나본 적이 없으며, 정시에 처리할 수 없거나 협의부서의 요청업무로 인해 처리하지 못한 일이 쌓여 야근하는 날이 매주 한번 이상 일어납니다.


새벽에 일어나서 전날 못본 파트를 공부하기로 결심하지만 제때 눈이 떠 지하철에서 허겁지겁 태블릿을 넘겨봅니다. 연장 근무가 끝나고 스터디카페나 공유공간으로 발걸음을 옮겨서 앉으면 꼭 10분씩 졸고 있습니다. 딴 생각을 해서 일정 구간을 놓치고 다시 돌려보는 45분 집중력을 장착하고 있습니다.


퇴근하고 자격증 시험 준비를 마치고 집에 와서 하는 운동은 더욱 갓생과는 거리가 멉니다. 요가 매트를 깔고 헤드폰을 끼고 운동을 하다가 루틴을 빼먹기도 하고 지쳐서 잠들어있으면 시계에 15분이 더해져 있습니다. 주말에는 밀린 잠을 몰아 자느라 9시에 눈이 뜨고 10시에 침대의 중력에서 빠져나오기도 하지요.


생각보다 어려울 것도 특별할 것도 없다고 느껴지지 않으신가요? 잘하면 좋은 것이지 잘해야 하는 일은 아니니까요. 저는 정보처리기사 필기 시험에 1번 떨어지더라도 올해 1번의 기회가 더 있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그만두지 말고 마무리만 잘해서 시험장에 향하자는 마음으로 임해답니다.


시험 전날 끝까지 가능한 만큼 하고 간다는 마음으로 휴가에 들어갔습니다. 연차를 하나 소진하면 아까워서라도 열심히 하게 된다는 점에서 보상과 동기부여를 해봤습니다. 남은 실기 시험도 올해 2번의 기회가 주어졌으니 부담가지지 않을 겁니다. 물론 벼락치기로 승부를 보기 쉽지 않은 영역이니 이번 게임은 미리 대비해볼 계획입니다.

시험을 마치고 친구를 보러가는 길은 이토록 시원하고 화창했습니다. 만나서 신나게 걷던 산책로 끝에는 명상 카페가 있었습니다. 카페 무경계의 강아지가 경계 없이 다가와서 반겨줍니다.


제가 회사 일 외에 하는 모든 일은 자기계발보다 제가 좋아하고 제게 잘맞는 것들을 찾아 일상을 구성하기 위한 자아실현에 초점이 가있습니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고 퇴근 후 오하운(오늘 하루 운동)/오운완(오늘 운동 완료)을 인증하며 주말에도 독서, 투자와 같이 생산적인 취미를 가지는 리추얼 루틴 형성과는 거리가 있지요.


퇴근 후 꾸벅 졸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주말에 늦잠이 필수재이며 밀리의 서재 e북에서 필요한 부분을 우선해서 읽으면서 브런치 글마저 마감을 겨우 지키거나 그마저도 늦는 이유는, 제가 소진(번아웃)되지 않고 꾸준히 일상을 유지하기 위함입니다.


여러분의 한달을 지키는 마음가짐은 어떻게 쓰이고 있나요? 갓생이라는 틀이 여러분을 가두지 않기를 바라며 저는 또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시장님도 만만치 않으셨습니다. 이렇게까지 말씀하실 줄은 예상도 못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떻게 했을까요? 다음날부터 바로 시작했습니다. 다른 방법이 없었죠. 시키면 하는 게 공무원이니까요.

새로운 일을 할 때 가장 쉬운 방법이 뭘까요? 네, 맞습니다. 바로 베끼는 것입니다. 저는 주저 없이 실행에 들어갔습니다. 무엇을 베껴야 할까요? 우선 저와 가장 비슷한 처지에 있는 것을 베껴야겠죠.

중요한 사실은 운을 찾으려면 반드시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여러분도 여러분만의 운을 찾아 도전하길 바랍니다. 여러분을 응원하겠습니다.

- 충주시 홍보맨 김선태 작가님(@조남식), 홍보의 신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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