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가 밀려오는 소라색 바다는 마치 내 안에 있는 우울과 닮아있다.
카카오톡의 생일 알림을 꺼 놓은 바라보다 문득 외로워질 때, 마음을 터 놓고 편하게 연락할 사람 한 명이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으면 애꿎은 버튼만 두어 번 누르고 다시 폰을 뒤집어 놓는다.
혼자 있을 때와 혼자 남았다고 느껴질 때의 감정은 달랐다. 여기 있다고, 여전히 난 여기 이 자리에 서 있다고 바닷속에서 손을 들고 목청 껏 소리를 내질러 봐도 맞바람에 흐릿하게 옅어지는 소리를 들어줄 사람은 없었다. 발이 닿지 않는 바닷속에서 끊임없이 내려앉는 기분이 들 때, 천천히 눈을 감으며 힘을 놓아본다.
소라색, 넓은 바다는 우울과 닮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