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히 울려 퍼질 새벽
불안에 잠식되어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다 눈이 아파오면 몸을 뒤척인다.
오늘 밤은 유달리도 길게 느껴진다. 혼자 남겨진 방의 불을 켜지도 않은 채
오지도 않는 잠을 부르려 애써보지만 애석하게도 그는 저 멀리 떠나가고
나는 하염없이 뒷모습만 바라보고 서 있다.
말을 건네본들 진지해질 수 없는 입장이 우리를 더욱 멀어지게 만든다.
어쩌면 이렇게 될지 알고 있었음에도 무엇 하나 제대로 한 적 없는 내가 잘못한 건가
그러한 생각만이 아득한 새벽을 채운다.
저 멀리 뱁새가 울음을 그치면 아침이 올까, 별들이 수놓은 밤을 바라보다 옅어진 하늘 위로
구름이 보일 때쯤이면 아침이 올까 어쩌면 이러한 생각이 들 때면..
어두운 아침을 맞이하던 난, 이미 그날 죽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