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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나의 방

by 정지원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려 애썼던 적이 있었다. 해왔던 노력이 한 순간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지 않을까라는 걱정은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저 곳에 남아있다. 언덕너머 해는 뜨고 구름은 흘러 떠나가고, 지나면 어차피 사라지는 걱정임을 알았다면 멈출 수 있지 않았을까?


나즈막히 떠나가는 구름을 미련하게 쳐다보는 것은 의미없다고 아무리 다시 생각해봐도 자꾸 떠오르는 걸


눈을 감고 아무도 없는 어둠 속을 헤엄치고 있다. 밑으로 떨어지고 있는 나를 타인의 탓으로 돌리며 나를 보호하고 잠시 만들어 둔 테두리 안에 나 자신을 가둬본다. 작아지고 있는 나는 어쩌면 내일 사라지지 않을까?


오늘도 작은 나의 방은 불이 꺼진 채로 그대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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