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따라 유독 일찍 잠이 들었다.
온몸에 피곤이 덕지덕지 붙어 게으름과 더불어 컨디션 난조까지와 저녁을 먹네 막네 하다 결국 음료로 대충 허기만 없앤 뒤 바로 침대에 누웠다.
몇 시간이 지난 후였을까, 자다 깰 정도의 흔들림, 처음 겪어보는 지진은 그야말로 공포였다.
한국도 이젠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는 말을 하긴 했었도 내가 느껴본 적도 없었고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을 했었다 처음 겪어보니 그야말로 공포였다.
바로 핸드폰을 켜 지진발생 시 행동요령을 살피며 한국인 친구들과 무섭다는 공포심을 불러일으키는 말은 최대한 자제하며 최소한의 소지품과 현금 여권을 손에 꼭 쥐고 언제든지 튀어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다행히 더 큰 진도의 지진이나 여진이 오지 않았지만 처음 겪어본 지진의 공포는 잠에 들지 못할 정도의 공포를 남긴 후였다.
혼자 자취를 하는 입장에 계속 무서운 생각이 들어 시간이고 몇 시 인지도 생각하지 않고 곧바로 부모님께 연락을 해서
“엄마 지진!!!!ㅠㅠㅠ엄마 지진 났어!!!!”라며 호들갑을 떨었고 그런 딸의 성격을 잘 아는 부모님은
“진정해.. 괜찮아”라며 놀란 딸을 진정시켜 주었다.
온갖 호들갑으로 지진이 왔을 때 어땠는지 얼마나 세게 흔들렸는지를 살짝 과장하며 부모님께 말하는 철없는 딸이었다.
부모님과 통화를 하자 안정이 됐는지 다시 잠에 들 수 있었고
학원에 도착과 동시에 어제 ‘지진’은 화젯거리였다.
다 일본에 온 지 별로 안된 새내기들이라 나와 마찬가지로 지진이 처음이었고 내진설계가 된 건물 저층멘션, 셰어하우스 등 건물의 흔들림을 묘사했고 다시 수업을 시작하려 하는데
다시 지진이 왔고 선생님께서 바로 책상 아래로 들어가라고 지시를 하셨고 일제히 다시 지진이 멈추기를 기다리며 손에 손을 붙잡고 서로를 의지했다.
다행히 여럿이 있었고 일본인 선생님도 계셔서 그런지 어젯밤처럼 그렇게 무섭지는 않았지만 어제 새벽 지진이라며 호들갑 떨었던 딸 때문에 걱정을 하신 부모님께서 뉴스를 보자마자 바로 전화를 하셨고 나뿐 아니라 자식을 타국으로 보낸 부모님께서 다 같은 뉴스를 보신건지 일제히 카톡울림과 전화벨 소리가 울리자 선생님이 빵 터지시며 한차례 전화타이밍을 주셔 “응 엄마 지금 학원 괜찮아!!”라는 말의 돌림노래를 들으며 어젯밤과는 다르게 어른스러운척하는 모습들이 다 어젯밤의 모습들을 예상케 했다.
학원이 끝난 후 바로 부모님께 전화를 걸어 학원에서 있었던 일을 말하며 나름 두 번째 겪은 지진에 적응되었다는 말을 하자 “그런 거에 적응하지 말고 바로바로 대응해서 움직여”라는 말로 경각심을 주시며 주의를 주셨다.
부모님의 자식걱정과 사랑은 내가 헤아릴 크기가 아님을 여실히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