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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엄지 Oct 06. 2024

거짓 일기


드라마 안나 속 대사 한마디가 가슴에 박혔습니다.

“사람은 혼자 보는 일기장에도 거짓말을 씁니다.”


아.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내 하루가 이렇게 불행했다는 것을

내 생각이 이렇게 못났다는 것을

나에게도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조금 좋았던 기억을 크게 부풀려서 쓰고

내가 아는 단어 중 제일 사랑스러운 말들만 골라서

그렇게 누가 봐도 부끄럽지 않은 거짓일기만 쓰고 있었습니다.


써두고 두 번은 펼쳐보지 않을 의미 없는 글들을

하루를 기록한 일기들을 이제는 모두 지워야겠습니다.


누구보다 나를 선명하게 기억하는

내일의 나에게 더 이상 부끄럽지 않게 말입니다.


불행하면 불행한대로

못난 생각들도 빼지 않고 그대로

힘들었던 하루를 포장하지 않은 채로

솔직하게 써 내려가보려고 합니다.


시간이 지나 다시 펼쳐보았을 때

이런 고민이 있었구나

이렇게 힘든 시간을 잘 견뎌냈구나

이날은 정말 행복했구나 하며

나의 지나간 시간들을 진심으로 그리워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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