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안나 속 대사 한마디가 가슴에 박혔습니다.
“사람은 혼자 보는 일기장에도 거짓말을 씁니다.”
아.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내 하루가 이렇게 불행했다는 것을
내 생각이 이렇게 못났다는 것을
나에게도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조금 좋았던 기억을 크게 부풀려서 쓰고
내가 아는 단어 중 제일 사랑스러운 말들만 골라서
그렇게 누가 봐도 부끄럽지 않은 거짓일기만 쓰고 있었습니다.
써두고 두 번은 펼쳐보지 않을 의미 없는 글들을
하루를 기록한 일기들을 이제는 모두 지워야겠습니다.
누구보다 나를 선명하게 기억하는
내일의 나에게 더 이상 부끄럽지 않게 말입니다.
불행하면 불행한대로
못난 생각들도 빼지 않고 그대로
힘들었던 하루를 포장하지 않은 채로
솔직하게 써 내려가보려고 합니다.
시간이 지나 다시 펼쳐보았을 때
이런 고민이 있었구나
이렇게 힘든 시간을 잘 견뎌냈구나
이날은 정말 행복했구나 하며
나의 지나간 시간들을 진심으로 그리워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