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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군 Aug 16. 2023

영국에서

윈저, 이튼, 옥스포드 그리고  에든버러

그 당시 대부분의 유럽 배낭여행 코스는 영국 인, 프랑스 아웃이었다. 

물론 나도 그 모범생 코스를 충실히 따랐다.  

런던에서의 첫날밤, 그 쎄한 두려움 섞인 설렘은 아직도 생생하다. 

긴장 속에 입국 수속을 마치고 지하철을 타고 어두운 길을 걸어 한인민박집에 도착하기까지...

낯선 도시, 낯선 사람들 틈에서 느껴지던 표현하기 힘든 밤공기의 그 냄새는 어렴풋하게나마 아직도 기억 속에 남아있다.  


생초보 배낭여행자로서 첫 여행지 런던에 대한 기대가 컸었다.

그러나 런던이란 도시는 사실 조금 실망스러웠다.   

무표정하고 무뚝뚝한 도시였다. 

빅 벤 같은 오래된 건물이 많다는 것...

그러나 상상과는 달리 낭만적인 분위기는 전혀 없다는 것...

신기했던 것은 영국 남자들이 키가 작다는 것 하나... (심지어 상당수가 나보다도 키가 작았다는 놀라운 사실...)

그 정도의 느낌뿐이었다.


오히려 기대하지 않았던 영국 북부의 도시들이 딱 내 취향이었다.  

윈저, 이튼, 옥스포드 그리고 에든버러

스산하지만 평화로운... 

따뜻하지는 않지만 여유로운... 

그 특유의 분위기가 매력 있었다.

 


다시 영국에 갈 기회가 생긴다면...  

그때는 런던은 과감히 생략하고 북부 도시 몇 군데에서 여러 날 머물러보고 싶다.

영국 시골 동네 작은 카페에 앉아 커피 한 잔 놓고 반나절 정도의 시간을 낭비하는 행복한 상상을 해본다.  

마을 골목을 어슬렁거리면서 작품 구상을 하러 온 예민하지만 풍부한 감성을 가진 작가 코스프레를 해보는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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