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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군 Aug 19. 2023

네덜란드에서

'지킬과 하이드'가 떠오르다

2002년 이후로 네덜란드 하면 물론 '히딩크'가 가장 먼저 떠오르겠다. 

특별한 이 인물을 제외하고 몇 가지 일반적으로 수긍할 만한 네덜란드의 이미지라고 하면...

유흥, 환락, 마약, 튤립, 풍차, 고흐...

뭐 이런 이미지가 아닐까 싶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네덜란드, 특히 암스테르담이라고 하면 술과 일부 합법적으로 유통된다는 마약, 유흥가, 범죄 등의 이미지가 강했다. 

또 밤늦게 암스테르담 시내를 돌아다니면 위험하다는 말들도 많았다. 

그런데 하필이면 네덜란드에 도착하는 시간이 밤이었다. 

거기다가 또 하필이면 예약한 숙소가 역 근처 유흥가에 있는 술집과 숙박업을 겸한 곳이었다. 

소심한 나는 암스테르담 역에서 내려 심호흡 한번 하고 대략 이동 경로를 확인한 후 앞만 보고 뛰는 속도로 걸어야 했다.

언뜻언뜻 보이는 밤골목의 풍경은 좋게 보면 자유로웠고 나쁘게 보면 음침했다. 

나는 예약한 숙소 건물 1층 술집에서 바로 체크인을 하고 2층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아침까지 문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의 암스테르담은 지난밤과는 너무도 다른 느낌이었다. 

차분하고 따뜻한 파스텔톤의 도시였다. 

트램과 자전거가 공존했고 사람들은 친절했다. 

어젯밤에 내가 뭘 잘못 본 것인지 헛갈릴 정도였다. 

'지킬과 하이드'의 도시, 즉 '해리성 장애'의 도시가 아닌가 싶었다.

어느 것이 진짜 네덜란드의 모습인지 궁금했다.  


네덜란드에서 찾아간 두 번째 도시는 잔세스칸스였다. 

오로지 '풍차'를 보기 위해 일부러 계획에 넣은 곳이었다. 

넓은 호수가 있었고 명성에 걸맞게 정말 다양한 종류의 수많은 풍차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날따라 날씨가 최고로 좋아서 더 좋은 기억으로 남은 여행지였다. 


네덜란드는 참 매력 있는 나라였다. 

솔직히 유명 관광지, 볼거리, 먹을거리 등등은 다른 유럽 나라들과 비교하여 다 낫다고 할 수는 없겠다.  

그러나 여행 후의 감동으로 치자면 3순위 안에 들 정도로 좋았다. 

암스테르담 시내의 아스팔트 도로도, 잔세스칸스의 흙길도 다 좋았다. 

다양한 모습이 공존하는, 그러면서도 그 모두가 조화롭고 사랑스러운 나라였다.   

나중에 여유가 된다면 네덜란드에서 '한달살기'를 꼭 실천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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