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을 방해한 것과 도움이 된 것

'건강'의 진정한 의미와 정신질환 회복에 대한 이야기

'건강'하다는 것은 무엇일까?


WHO(World Health Organization,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건강이란, '단순히 질병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전히 안정된 상태'라고 정의하고 있다.


우리는 감기에 걸리거나, 몸이 좋지 않을 때, 즉 몸의 어딘가에 이상신호를 느끼면 자연스레 병원에 간다.

병원에 가지 않으면 오히려 주변으로부터 챙김의 말이나 걱정어린 책망을 듣기도 한다.

"병원에 가봐야는거 아냐?", "더 안좋아지기 전에 빨리 병원에 가야지."


신체 건강에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관리하지만, 상대적으로 정신건강은 신체건강에 비해 소홀하게 다뤄진다.


그렇다면, '정신건강'이란 무엇일까?


미국정신위생위원회(National Committee for Mental Hygiene)에서는 정신건강이란, “정신적 질병에 걸려 있지 않은 상태만이 아니라 만족스러운 인간관계와 그것을 유지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다뤄질 수 있지만 신체건강을 위해서도 정신건강은 중요하다.

하지만, 정신건강에 문제가 생긴 경우. 정신질환이 있는 경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여전하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4년 국민정신건강 인식 및 태도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64.6%가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위험한 편이다'에 동의했으며,

정신과 치료를 받기까지 고민한 이유 1순위는 '주변의 부정적 시선(13.7%)'이 가장 많았다.


주변의 부정적인 시선과 차별에도 묵묵히 회복을 위해 나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

정신장애 당사자가 들려주는 회복에 도움이 된 것과 회복에 방해가 된 것, 그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주위에서 정신병자라는 낙인을 가지고 나를 대할 때,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것이 나는 힘이 들었다. 주위 사람들하고 잘 지내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낙인을 가지고 대하니까 접근하기가 어려웠다. 이런 낙인들이 나의 회복을 방해했던 것 같다. 회복에 도움을 주었던 것은 가족들이다. 젊었을 때는 가족들과 함께 지냈었는데 나이 들어서는 병원, 시설에서 많이 지냈었고 사회복지사님들이 많이 도와주신 것 같다.

- 71년생 '성실한' L


나에게 회복이란, 건강하게 잘 사는 것이다. 회복 중 중간에 정신과 약물을 끊었던 적이 있는데, 이때 재발해 사고를 치고야 말았다. 약물 중단이 나의 회복을 방해했던 것이다. 하지만 정신과 약을 다시 복용하고 건강하게 살면서 회복되어가고 있다. 지금까지 살아오며 정신과 약을 안 먹으면 회복에 방해가 되고 재발염려가 생기는게 문제였다. 앞으로 정신과 약을 꾸준히 먹고 건강하게 사는게 나의 제일 큰 바램이다.

- 81년생 '부지런한 나' L


나의 회복을 방해했던 것은 조현병은 완치가 없고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한 반발심, 너가 왜 약을 먹냐는 주변 사람들의 꼬드김이 있을 것이다. 똥인지 된장인지 모르면 먹어보라는 말처럼 난 미련하게도 과거에 6개월간 약을 끊었었고, 어김없이 재발했다. 덕분에 난 교훈으로 진정한 병식을 얻게 되었다. 주변에서 뭐라고 말하든지 간에 내 중심을 세우고 살아가고 있다. 가장 회복에 도움을 준 것은 가족이었다. 처음 6개월간 정신을 잃고 이상행동을 한 나를 계모가 돌봐주었다. 비록 지금은 관계가 단절되었지만 진심으로 감사하게 여기고 있다. 친구들은 내가 무슨 상황이었는지 알 수 없겠지만 가족들은 나의 힘든 과정을 다 알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우리 형이 보호자 역할을 자처하며 같이 외래도 다니고, LH도 알아봐주고, 장애 등록도 해준 것도 크게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가족이 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 같다. 소중한 가족에 대한 보답으로 건강하게만 살아가야겠다.

- 94년생 '단순해서 행복한' C


회복, 회복하는데 힘들었던 것은 바로 나 자신이다. 무엇보다 나 자신이 병을 받아들이는 것이 힘들었다. 그래서 처음 병원에 입원해있는 동안에는 많이도 울었다. 하지만 회복에 도움을 준 것 또한 나다. 나는 이 병을 나와 함께 가야 할 친구로 생각하기로 했다. 평생을 함께 살아가야 하는 내 친구로 생각이 바뀌니 내 마음이 훨씬 편안해졌다.

- 69년생 '웃는 모습이 예쁜' D


완치가 아니라 회복이라고 했다. 병을 갖고 있지만 병과 함께 회복하는 것이라 했다. 병이 있어도 잘 적응해 내는 것이 회복이라고 했다. 그동안 병에 대해서는 완치만을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더 견디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병을 완치하지 못해 못 견뎌 했던 생각들을 버리고 이제는 병과 함께 회복을 향해 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 본다. 생각을 달리해 병이지만, 병과 함께하면서 회복을 향해 가기로 해본다. 병과 함께 일상생활을 하면서 회복으로 향해 가는 과정들을 생각해 본다. 그동안 회복과정에서 많은 시간 공을 들였다고 생각한다. 완치는 아니지만 힘겹더라도 회복에 대해 생각하며 생활이 조금 더 나아질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생각을 바꾸는 과정이 힘들지만 회복으로 가는 생각들로 회복을 당겨보려고 한다. 병과 함께 하면서.

- 65년생 '조현, 나의 일 프로'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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