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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 - 박해선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돌아보지 마라

눈물 난다

세상 그리움에게 더 이상 안부를 묻지 마라

네 뒷모습 보고 있을 그대에게

네 눈빛 다시 보이지 마라

이제 그리움들은 다 잘 있다

너 없이 잘 있다


안부 / 박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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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은 불치의 병인 줄 알았습니다.

평생을 사무칠 아픔일 줄 알았습니다.

가슴에 담은 손길은 멍울이 되고

마음에 담은 눈빛은 불면의 밤을 밝힐 줄 알았습니다.


박해선 님의 '안부'를 읽으니 마음의 응어리가 풀리는 듯합니다.

움켜 양손에 힘을 풀 수 있을 듯합니다.

세상 그리움에게 더 이상 안부를 묻지 말라 합니다

그 그리움들은,

이미 나 없이도 잘 있다 합니다.


그러게요,

어쩌면 그 그리움들을 묶어 놓은 건,

그 그리움이 내 주위를 떠나지 못하게 하는 건,

내 마음에서 뻗은 미련 때문일 겁니다.

다 잘 있다 합니다

너 없이도 잘 있다 합니다.

참으로 다행입니다.


어느 빛 좋은 하늘 아래에서도,

돌아 선 어느 골목 모퉁이에서도,

고래를 타고 날고 있을 저 하늘 어느 언저리에서도,

그때의 환한 미소로,

그날의 뽀얀 얼굴로,

나 없이도 잘 지내고 있는 그리움들의 안부를 들으니 참 다행입니다.


세상 모든 그리움들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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