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한조각
이제는 지는 꽃이 아름답구나
언제나 너는 오지 않고 가고
눈물도 없는 강가에 서면
이제는 지는 꽃도 눈부시구나
진리에 굶주린 사내 하나
빈 소주병을 들고 서 있던 거리에도
종소리처럼 낙엽은 떨어지고
황국(黃菊)도 꽃을 떨고 뿌리를 내리나니
그동안 나를 이긴 것은 사랑이었다고
눈물이 아니라 사랑이었다고
물 깊은 밤 차가운 땅에서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 꽃이여
가을꽃 - 정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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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릇한 봄 날에는 온통 피는 꽃만 보입니다
피고 지는것이 생명이지만
기나 긴 겨울을 보내고 맞는 봄에는 생명이 반가움입니다
뜨거운 여름날 무성한 초록의 시간을 지나
들뜬 뜨거움이 식고 세상이 고요해 지는 이 가을엔
이제는 지는 꽃이 아름답습니다
눈물도 없는 저녁노을 지는 강가에선
지는 꽃도 눈부시다 합니다
지난 나의 시간을 이끌어온건
고뇌의 눈물도 아닌
휘청거리는 절망도 아닌
사랑이었음을
물 깊은 차가운 땅에서
지는 꽃을 보며 생각합니다.
치기어린 젊은 시절엔,
뜨거운 청춘의 시절엔,
능숙하던 그 시절엔 느끼지 못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아버지의 아버지가 보여주고
어머니의 어머니가 이야기 하였지만
봄이 가고 여름이 지나
이 가을이 되어서야 깨닫는것은
지는 꽃의 아름다움입니다
지는 석양의 황홀입니다.
그 때가 되어서야
그 시간이 되어서야 깨닫는것이
우리네 살아가는 모양이겠지요.
이 가을에,
떨어지는 낙엽을 다시 봅니다
지는 꽃을 다시 봅니다
그들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시간을 생각합니다
세상 모든 삶의 멋진 여정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