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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Oct 26. 2018

사랑한다는 말은 - 이해인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한조각

사랑한다는 말은

가시덤불 속에 핀

하얀 찔레꽃의 한숨 같은 것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은

한 자락 바람에도 문득 흔들리는 나뭇가지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는 말은

무수한 별들을 한꺼번에 쏟아내는

거대한 밤 하늘이다


어둠 속에서도 환히 얼굴이 빛나고

절망 속에서도 키가 크는

한마디의 말


얼마나 놀랍고도 황홀한 고백인가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는 말은


이해인 - 사랑한다는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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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가을비가 촉촉하게 내립니다

제법 많은 비가 마당을 적셔줍니다.

무거운 마음을 보았던걸까요

낮은 기도를 들었던걸까요

무언가 또 들려 줄 이야기가 있어서인지 하늘이 이렇게 낮게 내려와

기울어진 어깨를 도닥여줍니다


하늘이 낮은 날은, 그 누군가와 함께하는 커피향이 좋습니다

멀리 퍼지지 않은채, 그대와 나 사이에서만 짙은 커피향이 배어납니다

그 커피향과 함께 이해인님의 '사랑한다는 말은'을 그려봅니다

이 계절의 스산함에

이 계절의 어수선함에

이 계절의 황망함 앞에서

우리를 다독여주고 버텨 주는 건

가시덤불 속 하얀 찔레꽃의 한숨 같은 사랑이라 합니다

어둠속에서도 얼굴이 빛나고

절망속에서도 키가 크는 한마디

바로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는 말이라 합니다


그 어떤 절망도 치워주고

그 어떤 시련속에서도 일으켜주는

당신의 사랑이 고픈 가을입니다

낮게 내려온 하늘과

이렇게 적셔주는 가을비와

따뜻한 한잔의 커피와

여전히 사랑함을 기억하게 하는 당신을 생각합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평안과 사랑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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