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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May 20. 2024

될성부른 떡잎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자라는 풀들을 보고 있자면 새삼 자연의 힘이 대단함을 느낍니다.

겨울 동안 다 말라버린 듯한 구석의 흙 사이에서도,

길가 담장 밑 콘크리트 틈 사이로도,

제법 자신의 모습을 알려주는 초록들이 하루가 다르게 키가 큽니다.


무심히 씨를 뿌렸던 어느 화분에도 작은 떡잎이 솟아오릅니다.

씨에서 처음 솟아오르는 이 잎을 떡잎이라 한다죠

될성부른 나무 떡잎부터 안다던 그 떡잎입니다

서울 촌놈으로 자란 저는 떡잎을 이제야 자세히 봅니다

그러다 보니 전 모르겠어요

이 떡잎을 보고 어찌 이 될성을 다 알아보는지 말입니다

잡초조차 꽃이려니 하며 물 주며 키우고 있는 제겐, 다 귀엽고 소중한 초록들로 보이는데 말이지요.


그저 그렇게 마음껏 자라면 좋겠습니다.

잡초이든 풀이든

모든 초록들은

저마다의 떡잎으로

저마다의 모습으로

꽃밭에서든

담장 아래든

비도 맞고

바람에도 흔들리며

마음껏 이 계절을 느끼며

그렇게 세월을 입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제 모습으로 자라면 좋겠습니다

떡잎의 모습과 될성은 다 살기 나름이란 걸 보여주며 말이지요.


세상 모든 떡잎들의 건강한 성장을 응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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