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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Nov 19. 2024

이제 촛불을 끄자 -김경근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이제 촛불을 끄자

바람은 멈추지 않으니

어둠은 더욱 짙어지니

이제 촛불을 끄자


겨울은 시작되고

새벽은 멀고

오만의 포효에

외침은 묻히고

무도의 바람에

눈물은 얼어

더 이상

희망은 없고

더 이상

내일은 없으니

이제 촛불을 끄자


지난한 겨울이 길어지기 전에

눈물처럼 흘러내린 촛농을 모아

바람에 찢어진 깃발을 한데 모아

이제 우리

횃불을 들자


어둠을 걷어내고

새벽을 밝히게

이제

횃불을 들자


촛불을 끄자 -김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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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제법 추워집니다.

순식간에 계절은 겨울로 바뀝니다.

영하의 기온이 시작됩니다.


양손에 따스한 온기를 주던 촛불이지만, 이 추위를 넘기기엔 역부족일듯합니다.

더 추워지기 전에, 더 어두워지기 전에 장작을 모아 모닥불을 피워야겠습니다.

모닥불을 피워 주변을 덥히고, 횃불도 들어 어둠을 밝혀야겠습니다.

바람이 불수록 움츠러들지 않게 더 크게,

어두워질수록 더 밝게 피워야 하겠습니다.


영하의 겨울이 깊어지기 전에,

칠흑의 어둠이 짙어지기 전에 말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양손에 평화의 온기가 가득하길 기원합니다-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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