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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다시 일월 09화

욕 늘어가는 계절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전 국민이 자다 깨서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아직이네'하고 다시 잠을 청하는, '계엄성 불면 증후군'을 앓는 요즘입니다.

마무리되지 않는 불안이 이리저리 몸과 마음을 불편하게 합니다

뉴스에 나오는 꼴을 들으면 나도 모르게 욕이 나옵니다.


욕이 늘어나는 세월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굴욕이

민중에 대한 치욕이

정의에 대한 모욕이 버거워

숨처럼 욕이 나오는,

욕을 하지 않으면 숨을 쉴 수 없는 듯 답답해서,

그렇게 욕이 늘어가는 계절입니다.


이 겨울은 지나겠지요

이 추위도 지나겠지요.

그리하여 봄이 오면

얼어붙은 눈물이 녹고

곱아진 손가락이 펴지며

상처엔 새 살이 돋고

멈춘 심장엔 다시 피가 돌아

그렇게 다시

그렇게 반드시

새 생명은 피어나겠지요.


오늘 또 욕을 토해내며 숨을 쉬어 하루를 이어 봅니다.

봄을 기다리며 말이지요.


세상 모든 이들의 추운 어깨에 평화가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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