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우수도 경칩도
머언 날씨에
그렇게 차가운 계절인데도
봄은 우리 고운 핏줄을 타고 오고
호흡은 가빠도 이토록 뜨거운가
손에 손을 쥐고
볼에 볼을 문지르고
의지한 채 체온을 길이 간직하고픈 것은
꽃피는 봄을 기다리는 탓이리라
산은 산대로 첩첩 쌓이고
물은 물대로 모여 가듯이
나무는 나무끼리
짐승은 짐승끼리
우리도 우리끼리
봄을 기다리며 살아가는 것이다
신석정 - 봄을 기다리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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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도 경칩도 지난 날씨인데도
봄은 아직 오지 않습니다
반짝 풀린 날씨에 성급하던 마음에
콧물 재채기만 보내줍니다
아직 아니랍니다
조금 더 기다리랍니다
그리 빨리 오는 건 봄이 아니라며,
그리 쉽게 오는 건 희망이 아니라며 말이지요
차가운 핏줄을 견디고
손에 손을 잡고
볼에 볼을 비비며
산은 산대로
짐승은 짐승대로
우리는 우리대로 그렇게
기다리는 것이 봄이라 합니다.
단지 따뜻한 햇볕만을 기다림은 아니겠지요.
다시 생명이 싹트고,
다시 희망이 열리고,
새 시간을 열고,
얼어붙었던 찌꺼기를 씻어 내리는
그리하여 새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는
회복回復의 봄을 기다리는가 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가슴에도 따스한 봄이 찾아오길 기원합니다 - 사노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