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우울의 경계에서

이 어둠에서 나는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by 캐타비

마음이 점점 무거워진다. 시간이 흐를수록 어둠이 깊어진다. 한 달이 다 되어간다. 처음엔 마치 빛 한 점 보이지 않는 터널 속을 걷는 듯했다. 범불안성 장애라는 낯선 이름이 내게 붙었고, 우울증이라는 그림자가 뒤따랐다.

나는 스스로를 보듬으려 애썼다. 바깥 공기를 마시고, 햇빛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하루에 만 보, 이만 보를 걸었다. 그 발걸음마다 어둠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이 깃들어 있었다.

그 시간 동안, 순간적으로는 괜찮아지는 듯했다. 하지만 문득 깨달았다. 아버지에게 기대고 있었다는 사실을. 오늘도 무의식적으로 의지를 구하고 있었다. 그래서 조심스레 물었다. "아버지, 가게에 가도 될까요?"

아버지의 대답을 듣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아니, 아빠도 일이 있고, 손님도 오고, 그런데 너도 이제 작업실이 생겼잖아. 너도 다시 그림을 그려보는 게 좋겠어."

숨이 턱 막혔다. 머릿속에서 거대한 파도가 휘몰아쳤다. 두 개의 생각이 뚜렷하게 떠올랐다. 하나는, ‘나는 가족들에게조차 짐이 되고 있구나.’ 그리고 다른 하나는, ‘맞아, 도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기대어만 살 것인가...’

그 순간, 나는 다시 침잠했다. 검은 심연 속으로 빨려 들어가듯. 블랙홀이 삼켜버리는 듯한 감각.


미안해요. 손을 내밀어 주셨는데, 제가 그 손을 잡지 못해서.

미안해요. 제가 너무 모자라서.

미안해요. 제가 많이 부족해서.

미안해요. 제가 무능해서.

미안해요. 살아갈 의지가 점점 사라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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