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박일기 마지막화
월요일 결혼지옥
수요일 고딩엄빠
목요일 이혼숙려캠프
금요일 나 혼자 산다
일요일 한 번쯤 이혼할 결심
매주 화요일, 토요일 빼고 쭈마마가 보는 일주일 TV 루틴!!
여기에도 두 가지 규칙이 있으니
첫째는 아이들 다 재우고 혼자 거실에서 보기.
(가끔 아이들이 10시 넘어서까지 안 자면 그날은 과감히 포기한다. 그리고 다음 날 재방으로 찾아보기.)
둘째는 실내자전거 타면서 시청하기.
(작년 겨울 이 규칙으로 5kg 감량 성공. 이제 나잇살인가 살은 더 이상 빠지지 않지만 이 규칙으로 유지 중.)
편하게 맛있는 야식 먹으면서 유유자적 TV를 볼 수도 있겠지만 살만 더 찔 뿐~~~
그리고 어미의 삶은 평생 멀티 플레이어로 시간을 쪼개서 잘 사용해야 한다.
밤마다 올빼미처럼 눈 땡그란 아이들을 재우고 나오면 흡사 전쟁통 패잔병 모습.
일단 꾸역꾸역 실내자전거에 탑승하고 리모컨을 킨다.
그래도 재밌게 몰입하다 보면 아직 자전거 페달 굴릴 힘이 남아있네하고 신기할 뿐~~~~
삼십 분쯤 지나면 또 다른 패잔병 푸파파의 도착 알림음. 현관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
이제는 서로 얼굴만 봐도 오늘 하루 각자 안에서 밖에서 얼마나 고단했는지 알 수 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눈빛만 보아도 알아~ 그냥 바라보며~~~~)
푸파파는 집에 오자마자 샤워를 하고
이제야 인간다운 몰골로
이제부터 인간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음에 생기가 돌기 시작!!
오늘의 주류와 안주를 찾아 주방에서 달그락달그락 분주해진다.
푸파파는 주방 식탁에서 알고리즘 레고 유튜브를
쭈마마는 거실 실내자전거를 타며 이혼 프로그램을
그나마 유일한 낙인 시간을 각자 보내며 12시까지 돈 터치!!
결혼지옥으로 시작해 한번쯤 이혼할 결심으로 끝나는 한 주.
한 번은 신랑이 집중해서 보는 나를 보며 물어본 적이 있다.
자기야~~ 자기는 왜 항상 그런 프로그램만 봐?
이혼하고 혼자 살고 싶은 거야?
여자는 결혼하고도 가끔 그런 생각해!
만약 결혼 안 하고 혼자 살았음 어땠을까?!하고
자기는 나랑 살면서 속상하거나 화날 때
'이혼'이란 단어 생각해 본 적 없어?
'이혼' 생각해 본 적 한 번도 없는데!!
자기는?
.......................
(잠시 긍정의 침묵)
너(?)가 사고 칠 때는 그런 생각 들 때 있지~~
(웃으면서)
ㅋㅋㅋㅋ
나는 너의 레고를 볼 때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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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의 자전거를 볼 때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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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두고 다니는 고놈의 핸드폰 차키 지갑 볼 때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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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꼴저꼴 안 보고 혼자 살고 싶단 생각이 드는데 ㅎㅎㅎ
근데 웃긴 게 그러다가도 같이
낮에 서로 흰머리 염색해 줄 때나
자는 모습 볼 때면 아주 짠한 게
아직은 같이 살아주마.
'독한 엄마의 독박일기' 마지막 화 30회 연재를 마치며 한 권의 브런치를 마감합니다.
매주 목요일마다 연재에 힘들었지만 독자님들의 댓글과 관심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