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인공지능 '자원'에 집착할까?

- 인간조차 ‘자원’으로 보는 마음

AI로 보는 마음

외전 1. 새로운 인공지능 앞에 흔들리는 마음

우리는 왜 인공지능 '자원'에 집착할까?

- 인간조차 ‘자원’으로 보는 마음


인공지능을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빠르고 정확한 성능을 말합니다.

이런 기준은 자연스럽습니다.

기술은 원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얘기가 반복되면, 어느 순간 하나의 기준만 남게 됩니다.


효율입니다.


이 기준은 인공지능 이야기에서만 등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우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같은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인간을 설명하면서 종종 이런 표현을 사용합니다.


인적 자원(Human Resources).


회사에서 사람을 관리하는 팀을 부르는 HR이 바로 이 약자입니다.


이 표현은 처음에는 중립적인 행정 용어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조금 생각해 보면 묘한 느낌이 듭니다.

자원이라는 말은 보통 석유, 광물, 에너지 같은 것에 사용됩니다.

자원이라는 말은 기본적으로 사용하고 소비할 수 있는 것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그 말이 인간에게 적용됩니다.


인적 자원이라는 표현 속에서 인간은 하나의 존재라기보다는

관리되고, 활용되고, 효율적으로 소비되는 생산 요소처럼 이해됩니다.


게임 [스타크래프트]의 크리스탈 50원짜리 우주 해병처럼 말입니다.


시대가 지나갈수록, 이러한 과정은 가속됩니다.

기업은 더 높은 생산성을 요구하고

개인은 더 많은 성과를 내야 하며

시간은 더 효율적으로 사용되어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의 중심에는 같은 질문이 있습니다.


나는 얼마나 효율적인가.


이 기준에서 보면 인공지능은 매우 매력적인 존재입니다.

인공지능은 지치지 않습니다.

휴식도 필요 없습니다.

불평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면 사회는 더 풍요로워질 것이다."


어쩌면 그 말은 맞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여기서 하나의 질문이 생깁니다.


만약 우리가 세상을 완전히 효율만으로 평가하기 시작한다면

그때 인간은 어떤 존재가 될까요.

효율이라는 기준에서 보면 인간은 매우 비효율적인 존재입니다.

피곤해하고

실수하고

감정에 흔들립니다.


그리고 때로는 아무런 생산성도 없이

그저 멍하니 시간을 보내고,

아무 의미 없는 대화를 위해서

친구들과 많은 돈을 쓰기도 합니다.


크리스탈 50원짜리 우주 해병과는 달리, 인간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합니다.

하지만 그 대부분은 생산과는 거리가 먼 낭비처럼 보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낭비를 줄이면 어떨까요?

해병처럼 끝없이 효율적인 일만 계속한다면?


미하엘 엔데의 소설 [모모]에서 이처럼 의미없고 낭비하는 시간을 줄이는 상황이 소개됩니다.


한 여유로운 마을에 누군가가 찾아옵니다.

회색 양복 차림의 그들은 사람들을 만나 이렇게 말하죠.


"당신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쓰는 시간을 절약하면 나중에 돌려드리겠습니다."


사람들은 그 말에 자신의 삶을 바꿉니다.


손님에게 인사를 하지 않고,

친구들을 만나는 시간을 줄이며,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아이들도 학교와 학원만을 반복하며 철저하게 효율적인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그렇게 한 결과 그 마을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사람들은 남에게 눈을 돌리지 않게 됩니다.

사람들은 세상에 관심을 갖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무엇보다도 자신의 행복을 생각하지 않게 됩니다.


인간으로서의 행복, 인간으로서의 삶이 사라지고

오직 효율만을 위해 움직이는 인적 자원으로만 남게 됩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절약한 시간'이 사람들에게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 시간은 회색 양복 차림의 존재들, 바로 시간 도둑에게 넘어갑니다.


그들은 사람들이 절약한 시간을 통해서만 생존할 수 있는 존재였던 것입니다.


[모모]는 1973년. 50년도 전에 나온 작품입니다.


하지만 그 이야기에서 변화한 마을의 모습은

놀랍게도 '인적 자원'을 추구하는 우리의 현재와 닮았습니다.


효율을 중시하는 세계는 과연 어떤 모습이 될까?


인간을 인적 자원으로 보는 세상에서

인간은 어떤 가치를 갖게 될까?


우리는 어디까지 효율을 추구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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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도둑은 말합니다.

"남을 위해 대화를 나누는 시간은 낭비"라고.

그런 세상에 인간은 어떤 존재로 남을까요? ] ( 모모 Momo / Michael Ende, Marcel Dz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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