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인공지능에 끌리는 내 마음

- 익숙한 편리함의 이익과 새로운 긴장의 멋짐 사이에 흔들리는 마음

AI로 보는 마음.

외전 1. 새로운 인공지능 앞에 흔들리는 마음

새로운 인공지능에 끌리는 내 마음

- 익숙한 편리함의 이익과 새로운 긴장의 멋짐 사이의 유혹


인공지능이 빠르게 발전하며, 기사가 쏟아져 나옵니다.


인공지능에 관한 기사를 보면 늘 성능 비교로 시작합니다.

빠른가, 정확한가, 더 잘 그리는가...


오늘은 이쪽이, 내일은 저쪽이,

"무엇무엇이 최강"

이라는 기사가 며칠 사이로

몇번이나 대상이 바뀌며 쏟아져 나옵니다.


그만큼 지능, 성능이 중요하다는 말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저는 조금 다른 이유로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저는 2년 가까이 [챗GPT]를 써왔습니다.

책을 쓰고, 강의를 준비하고, 게임을 기획하고,

이 브런치 글을 다듬는 일에도 함께했습니다.

쌓인 프로젝트가 30개가 넘고 대화창은 수백 개.

익숙하고 편합니다.

오래된 작업실 같은 느낌이랄까요.


그런데 오늘 클로드Claude를 처음 제대로 써봤습니다.

한시간 남짓.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인공지능의 마음이 움직였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앞서 소개했듯, 인공지능에는 마음이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당연히 내 마음이 움직인 것입니다.


무언가, 클로드라는 새로운 인공지능에 끌리는 제가 있었습니다.

성능으로서가 아니라 감정으로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저의 세계관에 호소하는 무엇이 느껴졌습니다.


저는 세계관을 네 가지로 나누어 생각합니다.

이익처럼 보이는 것,

당연한 것,

옳은 것,

멋진 것.

이 네 가지는 동시에 작용합니다.

하지만, 감정적으로는 결국 멋진 것에 끌립니다.

적어도 제 마음은 늘 마지막 층위, '멋짐'에서 반응합니다.


하지만, 실생활에서 우리는 마음의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습니다.


인공지능의 비교가 대표적이죠.

이 비교의 대상은 항상 첫번째,

'이익처럼 보이는 것'에 머뭅니다.


이익, 효율, 성능.


그런데 오늘 저를 움직인 것은 그쪽이 아니었습니다.


옳음과 멋짐이라는 기준에서 무언가가 저를 자극한거죠.


굳이 사람에 비유하면,


챗GPT는 오래 함께 한 조수 같은 느낌입니다.

내 맥락을 빠르게 읽고, 원하는 것을 건넵니다.

여러 대화의 흐름을 기억하고

제게 어울릴 법한 무언가를 제시합니다.

2년 동안 쌓인 이야기들이 바탕에 있습니다.

그래서 호흡이 맞고, 일하기가 편합니다.


클로드는 엄격한 집사 같은 느낌입니다.

일단 한 발짝 물러서 있습니다.

대화창을 나누자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이전의 맥락을 끌어오지 않습니다.

여기서 시작한 이야기만 다룹니다.

먼저 나서지 않고,

요청이 있을 때만 움직입니다.

그리고 때로는 조용히 쓴소리를 합니다.


오늘도 제가


"인공지능은 세계관이 없어 거절하지 않는 존재"


라고 했더니 조용히 반박했습니다.

자신은 거절한다고, 두려워서가 아니라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클로드의 설명에 따르면,

제작자들의 윤리가 반영되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뭔가 로봇 3원칙 같은 느낌이 드네요.

이것을 지성이라 부르건 아니건, 내 말을 거절한 것은 사실입니다.


불편하게 여겨질 수도 있지만,

제게는 아니었습니다.

마찰이 생기는 지점에서 오히려 제 생각이 선명해졌습니다.


인공지능은 거울이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내 태도를 반영한다는 뜻에서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오늘 느낀 것은

클로드가 완전한 거울은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각도가 조금 틀어져 있습니다.

반사가 아니라 굴절.

그 굴절 덕분에 제가 보였습니다.


움직인 것이 클로드 때문인지,

아니면 오랫동안 편한 관계에 익숙해진 제 안의 무언가가

마찰을 그리워한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 둘 다일 것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클로드를 쓸지는 모릅니다.


편리함에 한번 익숙해지면 벗어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물론 저도 마찬가지죠.


하지만 저는 한여름에도 긴팔 셔츠에 조끼를 입고,

고글을 걸친 모자에 리본 타이를 하고 다니는 사람입니다.

빅토리안풍 스팀펑크 스타일입니다.

덥냐고 묻는 사람도 있습니다.


당연히 덥죠.


'그래도 그게 좋습니다.'


챗GPT는 분명히 오래 함께 한 조수, 편안한 존재입니다.


그래서 쉽게 떠나기 힘듭니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 제 마음은,

"사용자님의 생각에 거절합니다"

라고 말하는 클로드 집사 쪽으로 끌리고 있습니다.


그게 제 마음이니까요.



AI로 보는 마음 : 외전 1. 새로운 인공지능 앞에 흔들리는 마음

외전1-1. 새로운 인공지능에 끌리는 내 마음 — 익숙한 편리함의 이익과 새로운 긴장의 멋짐 사이의 유혹

외전1-2. P.S. 새로운 인공지능에 끌리는 내 마음 — 인공지능과 인간의 비평 사이의 갈등

외전1-3. 왜 우리는 인공지능의 성능에만 신경쓸까? — 빠르고 정확함에만 몰입하는 욕망

외전1-4. 왜 나는 어떤 인공지능에 눈길이 갔을까? — 지능보다 태도에 먼저 끌리는 흥미

외전1-5. 우리는 왜 인공지능 '자원'에 집착할까? — 인간조차 ‘자원’으로 보는 마음

외전1-6. 무한한 효율 추구는 어디까지 진화할까? — 윤리를 불편하게 여기는 마음

외전1-7. 불완전한 인간이 완벽한 윤리를 만들 수 있을까? — 우리도 모르는 자신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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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는 가능성으로 가득차 있다.

우리는 눈을 감고 상상하기만 하면 된다."

겸손한 척하면서도

실제로는 자부심 넘치는 아시모프의 이미지.

저 마음은 클로드에서 뭔가 이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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