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견공들과 만난 아스완 댐

by Giving

이집트 유적을 지키는 견공들


아스완 (Aswan) 댐

아스완에는 나일강의 범람을 막고 관개 및 농경을 위한 전력 발전을 위해 사용되는 아스완 하이(High) 댐과 아스완 로우 (Low) 댐이 있다. 여름마다 범람하는 나일강은 이집트의 토양을 비옥하게 하고 많은 광물을 배출하여 농업에 이로운 환경을 제공하는 젖줄이었다.

아스완 댐이 만들어진 계기는 강 주변에 거주하는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목화재배지와 농경지를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먼저 건설된 아스완 로우 댐은 이집트를 지배하던 영국이 1889년 건설을 시작하여 1902년에 완공했다. 이후 1946년에 댐이 범람하자 댐 상류 7km 지점에 아스완 하이 댐을 건설하였다. 하이 댐은 러시아의 기술 지원을 받아 1960년에 착공하여 1971년에 완공했으니 10여 년에 걸친 대공사였다.



유네스코를 탄생시킨 아스완 댐 공사

문제는, 하이 댐 건설로 고대 이집트의 수많은 문화 유적들이 물속에 잠기게 되었음에도 정부는 이에 대해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UN이 나서서 유네스코(UNESCO, 유엔 교육과학문화기구)를 창설하고 유네스코를 중심으로 이집트 유적의 이전을 추진했다. 이중 최대의 프로젝트는 아부심벨 신전의 이전이었다고 한다. 아부심벨은 산 절벽에 만들어진 신전으로서 높이만 20m, 절벽 속 너비가 60m인 엄청난 규모였는데 이 신전의 돌들을 정교하게 톱질하여 블록 형태로 만들어 저수지의 수면보다 높은 위치로 옮긴 후 일련번호에 맞추어 정교하게 짜 맞추었다고 한다. 이시스 여신을 모시는 필레아(Philea) 신전도 이와 동일한 방식으로 이전되었다. 국제사회의 지원이 없었다면 아부심벨 신전은 역사 속에 잠겨버렸을 터이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아스완 댐]
* 높이 111m. 제방 길이 3.6km. 저수량 1,570억 m 3. 저수지 길이 500km
* 아스완 부근 나일강의 급류를 막아 건설한 세계 최대의 록필(rock-fill) 댐
* 하이 댐의 기초 공사는 영국과 미국이 자금 제공을 약속하여 1952년 시작했으나 1956년에 차관
제공을 철회함에 따라 러시아의 지원으로 건설됨. 영미는 아랍 세계 vs 이스라엘의 전쟁을 막기 위해 1952년 혁명을 일으킨 '가말 압델 나세르'의 협조를 얻기 위해 차관제공을 약속했으나 이후 정치적으로 나세르 대통령을 무력화하고자 차관 제공을 철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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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완 하이 댐에서 내려 사진을 찍었다. 하늘의 깃털 구름과 댐에 담겨있는 나일강의 색상은 형용할 수 없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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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 댐을 건설한 러시아가 5개 손가락을 형상화한 기념탑을 세워놓고 갔다.


아스완 댐을 지키는 견공들

이집트에서 유적만큼이나 많이 만난 것이 길냥이와 거리의 견공들이다. 견종이 다양하지는 않으나 개체수가 무척 많아서 어디를 가나 견공들이 따라다녔다. 이집트가 지중해 기후라서 비가 적고 춥지 않은 나라인지라 길에서 사는 것이 그나마 덜 어렵겠지만 거리에서 무리 지어 다니는 강아지/개들을 보니 마음이 무척 안 좋았다.

그래도 아스완 댐의 견공들은 무리지어 살면서 댐의 수호자인 것처럼 편안해 보였다.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을 보면 사람들에게 학대 당하지 않고 수시로 관광객들에게 간식들을 제공받아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았다. 너무 많은 견공들이 거리에서 지내는 것을 보니 이집트에서 유기견 보호소를 차려야 하나 잠시 망상을 가져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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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완 댐을 지키는(?) 이집트 견공들


아부심벨 신전으로 가는 도중에 사막 휴게소에서 잠시 들렸는데 그곳에서도 역시나 여러 마리의 강아지들을 만났다. 일행들이 간식을 먹는 동안 계속 주변을 맴돌면서 먹을 것을 찾았고 어미 개는 쓰레기통을 뒤져 남겨진 음식들을 찾아냈다. 간식으로 받은 이집트 국민음식 '코샤리'를 남겨서 바닥에 놓으니 어미 개들이 몰려와서 배를 채운다. 새끼 강아지들은 얼씬도 못하는 것이, 견공들의 모성은 인간의 그것과는 다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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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을 사막을 달려오니 작은 휴게소가 있다. 역시나 견공 무리들이 있었는데 드물게 이곳에는 새끼 강아지가 있었다


코샤리는 이집트에 오면 꼭 먹어야 하는 대표적인 전통 음식으로 우리나라의 비빔밥과 비슷하다. 마카로니와 잘게 부순 버미셀리, 스파게티 등의 파스타와 쌀, 렌틸 콩을 함께 익힌 요리로서, 토마토소스와 병아리콩, 양파 튀김 등을 토핑 해서 비벼 먹는다. 소스가 새콤 달콤하고 콩과 파스타 등이 씹히는 맛이 제법 맛이 있었다. 일단 여행을 오면 현지 음식들은 열심히 맛보는 게 여행의 재미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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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대표 전통음식 '코샤리'. 한국의 비빔밥과 같이 다양한 재료들을 넣어 익힌 후 소스를 넣어 비벼 먹는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23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반려가구는 552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25.7%를 차지하며 (반려견 가구가 71.4%), 반려인 1,262만 명을 기록했다고 한다. 나 역시 반려견 '태리 (몰티즈, 5살, 여)'를 키우며 '딸 바보'를 자처하고 있다 보니 아스완 댐에서 살고 있는 개들이 다 내 새끼 같아서 안쓰러운 마음에 발걸음을 떼기가 어려웠다. 사회적 시스템이 부족한 나라에서는 사람뿐 아니라 견공들도 어려움을 겪는 법. 개체수가 통제되지 않다 보니 악순환이 반복되는 모습이 안타깝다.


20년 전과 달리 이번 이집트 여행에서는 피라미드, 스핑크스, 신전과 함께 견공들이 키워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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