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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우 Feb 02. 2024

부끄러워지는 시간

비틀거리는 내가 기댈 곳은 어디에

 한 카페에서, 그 친구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잘 지내는 모습들이었죠. 저는 궁금해서 물어보았습니다. 책임을 지라는 말을 난 도저히 모르겠다고. 그러자 그 친구들이 어떤 말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데면데면한 사이라면 괜찮다고 말을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진짜로 답변이 기억이 안 나고 이상하게 꾸며내보았자 그 친구들에게 상처라서 말을 못하겠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어색한 사이로 남는가 했지만 저는 참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만난 한 친구에게도 물어보았습니다. 책임을 진다는 게 무슨 뜻이냐고. "그냥, 네가 떠나가면 되는 거야." 그때 내가 왜 발진을 했을까. 저는 제 주먹으로 그 친구의 얼굴을 때렸습니다. 다른 애들이 싸움을 말렸고 그리고 그 맞은 친구가 떠나간 뒤 다른 친구들이 저보고 선을 넘었다고 하고 저도 그때 분노에 미쳐 그냥 다 때려치고 절연하자고 말했죠. 그렇게 그 친구들은 다 떠나갔습니다.


 그때 저의 은사이신 선생님께도 연락을 드렸습니다. 선생님은 물으시더라고요. "왜 그랬어..." 제가 어떻게 답한지는 기억이 자세히 안 납니다. 아무튼 몇 번의 대화가 오간 후 그 선생님은 잠시 잠적의 시간을 가지겠다고 말씀하신 후 한 달 동안 연락을 못했습니다. 그리고 한 달 동안 저는 한 카페 사장님과 애기를 나누었습니다. 그 사장님은 저의 행동을 잘못했다고 꾸짖으셨죠. 몇 번을 거듭하셔서 말이죠. 저의 행동은 너무나 죄스러운 것이며 반성을 해야한다고. 저는 참 애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생각했습니다. 철부지 아이 시절 때도 주먹질은 안했는데, 그때 제 손엔 그때의 폭력의 감촉이 남아있었고 그게 저를 옥죄였습니다.


  떠나가버린 아이들에게 너무나도 미안했습니다. 지금도 그들을 그리워합니다. 하지만 제가 연락을 하면 그건 선을 넘는 것이기에 연락은 안한채 그저 근황만 슬쩍 들으며 잘 살고 있나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그들에게 사죄와 또 사죄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말만 번지르르하게 느끼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리고 한 달 후, 그 선생님이 저에게 연락이 왔을 때 저는 선생님께 "제가 철이 없이 살아왔나 봐요."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러자 그 선생님은 "그래, 이제 깨달았구나."라며 말하셨죠. 그때는 저의 반성을 말씀드렸지만 지금 적고 있는 시점에선 더 가슴을 후벼파는 말이 됩니다. 정말 어떤 삶을 살았는지 너무나도 부끄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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