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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르셔 꽤 Jan 18. 2021

멋진 사람은 아주 가까이에 있지

31가지 다양한 맛으로 자신을 칭찬해 주세요.

들아, 오늘이 2020년의 마지막 날이야. 우리 모두 올해는 진짜 수고가 많았지. 그동안 별일 없이 건강하게 잘 지내줘서 고마워. 오늘은 특별히 더 의미 있는 날이니까 자기 자신에게 소중한 선물을 주도록 하겠습니다. 그게 뭐냐면 바로,


나 칭찬하기 31 !!

31가지 다양한 맛으로 자신을 칭찬해 주세요. 사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너무 곤란한 거 알아, 어떻게 31가지를 채우나 싶어서 앞이 캄캄할 거야.      


그런데 걱정할 것 없어! 자기 자신의 장점을 찾는 아주 쉬운 방법, 놀라운 마법을 쌤이 알려줄게. 그게 뭐냐면 나를 칭찬할 때는 단점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 거야. 장점은 장점이고, 단점은 단점이지. 둘은 별개거든. 단점 때문에 내 장점을 놓치면 안 돼. 무슨 말인가 하면, 나는 매일 글쓰기를 하기로 결심했단 말이야. 그런데 첫날부터 실패를 해. 그러면 우리는 ‘역시 나는 게을러, 계획을 세우면 실천하는 법이 없지. 도대체 이게 몇 번째야, 진짜 구제불능이다. ’ 이렇게 생각하기 쉽거든. 하지만 말이야 나는 글쓰기를 하고자 하는 긍정적인 욕구가 있고,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으며, 계획을 잘 세우는 좋은 점이 있는 거야. 이건 틀림없는 장점이지. 글쓰기 같은 것에 전혀 관심 없고, 계획 하나 없이 사는 것보다 훨씬 기특하잖아?      


소소하고 사소하지만 ‘더없이 소중하고 귀한’, 어딘지 가냘프고 어쩐지 애처롭지만 ‘이토록 사랑스러운’ 나의 장점들을 스스로 알아봐 줘야지. 나의 장점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정신 바짝 차리고 스스로 잘 챙겨줘야 해. 나를 가장 잘 아는 건 나 자신이잖아. 남들은 잘 몰라, 하지만 나는 알지. 나는 아주 잘 알지.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슨 계획이 있는지, 왜 그랬는지. 나의 훌륭한 마음과 의도를 나는 알잖아! 그걸 찾아주는 거야. 지금 당장. 아마 깜짝 놀랄 거야. ‘어머, 나한테 이렇게 장점이 많았어? 내가 이 정도로 괜찮은 사람이었어?’하고 생각할 거야. 내가 꽤 괜찮고, 멋지고, 좋은 사람이란 걸 확인하는 게 오늘의 과제예요. 그럼 시작해 볼까?      


사랑은 가까이에 있어, 멋진 사람도 아주 가까운 곳에 있지. 바로 나!


딱 하나만 주의하자, 장점을 찾았을 때, 자동으로 실행되는 부정적인 연관 검색어는 무시하는 거야. 오직 장점에만 주목하기. 우리는 이제 그 장점을 어르고 달래서 잘 키워주면 돼. “이토록 사랑스러운 나!”를 발견하는 소중한 시간을 즐기세요. 쌤은 남편의 장점을 찾아보려고 해. 그러면 좀 덜 미울까 싶어서. 쌤도 열심히 집중해서 찾아보겠습니다.           





이날의 기적.

그동안 항상 비디오를 꺼두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어떤 활동에도 참여하지 않던 S가 페들렛에 자신의 장점을 기록했다. S야, 너에 대한 믿음이 필요했던 거지? 스스로를 사랑해주고 싶었던 거지? 칭찬을 듣고 싶었던 거지? 그래그래, 정말 잘했어. 네가 서른 개를 적었으니, 쌤이 마지막 하나를 추가해 줄게. 참 잘했어요. 칭찬합니다.      


나의 장점

1. 나는 라면을 잘 끓인다.

2. 나는 돈을 잘 절약한다.

3. 나는 부모님께 아침 인사를 꾸준히 한다.

4. 나는 사격을 잘한다.

5. 나는 조부모님께 일주일에 전화를 4번 드린다.

6. 나는 자전거를 잘 탄다.

7. 나는 탁구를 잘 친다.

8. 나는 바둑 12급이다

9. 나는 항상 학원 숙제를 먼저 한다.

10. 나는 게임 시간을 정하고 게임을 한다.

11. 나는 양보를 잘한다.

12. 나는 인생을 즐겁게 산다.

13. 나는 매일 10시에 잔다.

14. 나는 항상 아침 7시 30에 일어난다.

15. 나는 좋아하는 게임을 잘한다.

16. 나는 닌텐도 스위치 FIFA20을 잘한다.

17. 나는 구글 문서를 잘 다룬다.

18. 나는 내 방 청소를 잘한다.

19. 나는 물을 잘 아껴 쓴다.

20. 나는 산책을 꾸준히 한다.

21. 나는 게임 실력을 유지하기 위해 꾸준히 게임을 한다.

22. 나는 학교 수업에서 비디오를 잘 끈다.

23. 나는 집이 크다.

24. 나는 마스크를 잘 쓴다

25. 나는 집에서는 늠름하다.

26. 나는 드론을 잘한다.

27. 나는 크리스마스 장식을 잘 꾸민다.

28. 나는 용돈을 저금한다.

29. 나는 가끔 기부를 한다.

30. 나는 편식을 잘 안 한다.

31. 너는 자기표현을 참 잘한다.           


이럴 줄 알았어. 누구나 틀림없이 멋지듯 너도 그럴 줄 알았어. 아니 사실은 몰랐어. 네가 이렇게 잘 써줄 줄은, 네가 이렇게 다정다감한 아이인 줄은, 이렇게 평범한 모습으로 지내고 있을 줄은 몰랐어. 늘 차돌처럼 단단하게 웅크리고만 있는 모습만 봐서 다른 면은 짐작할 수가 없었어. 너무 늦게 물어봐 줘서 미안해.

S야, 이토록 멋진, 썩 괜찮은 네 자신이랑 2021년엔 더 잘 지내길 응원할게.




아주 오래전 매우 특별한 아이의 담임이었을 때, 그 아이와 지내는 게 너무 힘들어서 노트를 꺼내 들고 무작정 아이의 장점 50가지를 써보았습니다. 그때 알았어요, 눈 딱 감고 장점만 쓰니 그 아이 역시 무척 사랑스러운 아이라는 것을요. 어느 날, 오후 수업을 빠지고 사라져버려서 한참을 찾았거든요. 글쎄, 꽃을 보러 갔대요. 그 아이는 아름다운 것을 사랑하고, 내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고, 스스로를 잘 보살피는 아이죠! SH야, 이제 스물아홉 살이 되었겠구나. 잘 지내고 있니?



 


생각해 보니 S에 대해서 썼던 글이 하나 더 있네요.

S와 J는 동일 인물이에요. SJB이 풀네임입니다. ^^


https://brunch.co.kr/@5246047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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