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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준성 May 10. 2023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 어떤 일을 하고 있습니까?

자신의 직업에 완벽하게 만족하고 있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에 대한 기준은 과연 무엇일까?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내가 좋아하는 일은 사람을 만나고 협상하고 설득하는 일이다.

내가 잘하는 일은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하는 것이다.


학창시절 축구를 너무 좋아해서 축구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잠시 한 적이 있었다.

나 정도의 피지컬과 열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잘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중학교에 입학 후 엄청난 드리블과 아웃사이드 킥을 차는 친구를 보면서 축구선수가 되는 것을 완전히 포기해 버렸다. (물론 축구선수가 되려면 초등학교 때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야만 가능하다.)


고등학생이 되고 Rock 음악에 빠지게 되었다.

"나는 락커가 되기 위해 태어났어!!"라고 착각에 빠져 음악에 미친듯이 몰두했다.

그러던 중 네미시스 보컬 노승호 군과 친하게 지내면서 음악에 대한 나의 열정은 더욱 커져만 갔다.

노승호 군은 '자신이 좋아하는 축구와 음악은 직업으로 삼고 싶지 않다'고 나에게 이야기했고

어린시절부터 노래를 아주 잘 하던 노승호 군은 결국 가수가 되었다.

(노래는 내가 훨씬 못하고 축구는 내가 좀 더 잘 했던것 같다.)


https://youtu.be/wRWjmp2epnY


가장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지 않겠다는 그의 말이 인상적이었는지 나도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그렇다면 나는 가장 좋아하는 것이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게임'이었다.


두 아이의 아빠가 무슨 주책이냐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정말 게임에 진심이었다.

10대에 파이널 판타지라는 게임을 하면서 다짐했다.

"스퀘어에서 청소부가 되더라도 나는 반드시 스퀘어에서 일할 거야"

나의 10대 시절은 일본 버블경제의 절정으로 Sony의 워크맨, 슈퍼패미콤과 J-Rock까지

일본의 선진문화를 추종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일본과의 과거사 청산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에 논외로 하자)


일본에서 일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은 내가 일본어 공부를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되었다.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나는 이미 일본어 카타카나와 히라가나를 모두 숙지한 상태였고

제2외국어 일본어는 매번 100점을 받는 것은 물론 완벽한 선행학습으로 이미 학교에서 일본어를 제일 잘하는 학생이 되었다.


고교시절 학교를 대표하여 일본어 경시대회에 출전하고 군대에서 중대장에게 일본어를 가르쳐줄 정도의 실력이었으니 꽤 일본어를 잘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지금은 일본어를 사용할 기회가 없지만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일치했던 최초의 경험이었다.

그런데 이 경험을 되돌아보면 결국 원하는 것(일본에 있는 스퀘어에서 일하는 것)을 하기 위해 했던 일본어를 잘하게 되니 주위 사람들에게 칭찬 받고 좋아하게 되고 그것이 계속 강화되어 잘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세기 말에 인터넷이 발달하게 되고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라는 게임이 출시된 후 나는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을 맞이하고 있었고 대한민국은 인터넷 강국으로 급부상하게 되었다.

더 이상 일본에 가야할 이유를 잃어버린 나는 그저 리니지라는 게임이 너무 좋아서 엔씨소프트에 입사하게 되었다.

어린시절에는 스퀘어가 정말 위대한 회사로 보였는데 지금 비교해 보면 엔씨소프트의 시총이 스퀘어에닉스를 초월한지 오랜 시간이 지났다.


그저 게임회사에서 일하고 싶다고 원했을 뿐인데 나는 지금 좋아하는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고 훌륭한 사람들이 너무 많아 잘하지는 못하지만 내 역할을 다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

20여년동안 한 회사에서 일을 하다보니 잘하고 싶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남들보다 잘하는 일이 생겼고

지금 내가 하는 일에 소중함과 감사함을 깨닫게 되었다.

고졸 출신에 특별한 능력도 재능도 없지만 위대한 회사와 함께 하다보니 부족한 나도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되었다.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을 찾는 것도 좋지만 우선 자신이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그것을 선택하면 자연스럽게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되고 칭찬 받고 더 잘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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