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 어떻게 지내시나요?
이카루스 : 한바탕 곤두박질친 기분입니다.
오이디푸스 : 질문이 복합적이군요.
피타고라스 : 만사가 직각처럼 반듯합니다.
히포크라테스 : 뭐니 뭐니 해도 건강이 최고지요.
소크라테스 : 모르겠습니다.
디오게네스 : 개 같은 삶입니다.
플라톤 : 이상적으로 지냅니다.
아리스토텔레스 : 삶의 틀이 잘 잡혀 있습니다.
단테 : 천국에 온 기분입니다.
잔 다르크 : 아, 너무 뜨겁습니다!
노스트라다무스 : 언제 말씀이신가요?
데카르트 :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파스칼 : 늘 생각이 많습니다.
갈릴레이 : 잘 돌아가고 있습니다.
비발디 : 계절에 따라 다르지요.
셰익스피어 : 당신 마음대로 생각하세요.
로베스피에르 : 정신 차리십시오. 목 잘리기 전에요.
카사노바 : 모든 쾌락이 다 저를 위한 것이지요.
칸트 : 비판적인 질문이군요.
마르크스 : 내일은 더 잘 지내게 될 겁니다.
다윈 : 사람은 적응하게 마련이지요.
카프카 : 벌레가 된 기분입니다.
드라큘라 : 피 봤습니다.
비트겐슈타인 : 그것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 게 낫겠습니다.
갤럽 :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질문이군요.
프로이트 : 당신은요?
카뮈 : 부조리한 질문이군요.
애거사 크리스티 : 맞춰 보세요.
아인슈타인 : 상대적으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엘리엇 : 제 마음은 황무지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등장한 레오나르도 다빈치.
그는 같은 질문에 대해 아무 말 없이,
그저 뜻이 분명치 않은 묘한 미소를 지을 뿐이었습니다.
정말 다양한 인물들의 성향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답변들.
하나하나 개성이 느껴져서 옮겨 보았습니다.
문득 생각해 보게 되더라고요.
누군가 저에게 "어떻게 지내세요?" 라고 묻는다면,
나는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
영어 수업에 가면 항상 벨라 선생님이 먼저 이렇게 인사하십니다.
"How are you today?"
그럼 우리는 으레 이렇게 대답하곤 하죠.
"Nothing special."
"So so."
"I'm tired."
"Fine, thank you. And you?"
그런데 굳이 꼭 행복하지 않더라도,
"It couldn't be better."
"It's so fantastic today!"
이렇게 대답해 볼 수도 있었을 텐데요.
아직은 너무 한국인다운 정직한 대답만 하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됩니다.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서,
누군가 저에게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라고 묻는다면
이제는 이렇게 대답하고 싶어요.
"I'm so busy writing these days. I don’t know how to think about other things when I fall into one thing. I might become a writer. Really."
"요즘 글 쓰느라 정신이 없어요.
한 가지에 빠지면 다른 건 전혀 신경 못 쓰는 저잖아요?
진짜, 이러다 저 작가가 될지도 몰라요."
그게 저의 작은 희망이자, 소중한 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