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닮은 흔적

포진

by 윤슬





포진, 그녀를 닮은 흔적


/ 티미




참고 견디는 것이 습관이 된 내게

아픔을 증명하듯 찾아오던 손님,

포진은 늘 내 입꼬리 옆 어디쯤 짐을 풀었다.


처음 두 개로 시작한 여러 개의 포진은

한 덩어리로 몸집을 불렸고

통통히 차올랐던 몸통은 검은 딱지로 스스로를 말렸다.


포진이 마르며 건조해진 상처는

허기를 채우기 위할 때마다 찢겨 피가 났고

가끔 물컵 주둥이에 발린 새빨간 피는

입안을 비릿한 기억들로 길들였다.


상처의 경계는 며칠을 붙고 찢기길 반복하며,

자신만 봐주길 바라는 듯했다

덕분에 나는 보지 않던 거울을

하루에 몇 번씩 더 들여다봐야 했다.


딱지가 가볍게 들려 말끔히 떼어지던 날,

대치를 이루던 부위의 경계도

드디어 말끔한 평화를 이루었다.


입을 벌릴 때마다 삐져나오던 따끔한 피,

그 비린 향엔 문득문득 그녀가 묻어왔다.

언제쯤이면 내게서 그녀의 경계도 평화를 이룰까.








PS.

사랑하는 엄마.

좀 더 자주 거울을 볼게요.

엄마의 말처럼

연고든, 꿀이든 자주 발라볼게요.

아프지 않고 함께할 수 있도록.

이전 10화엄마의 분홍 책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