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빛

-소월삼대목 31-

by 김병주

언제부터 호주머니에 단풍잎과 나비가 들어있었는지

알 수가 없다, 알 것도 없다

매일 불이 하나씩 꺼지고

잃은 것도 얻은 것도 모두 잠에 든다


단풍잎 하나가 바람 따라 서해를 넘어가려다

바다에 지는 것을 목격했다

그것은 누구의 책임도 아니라 말해지리라, 나 대신

나비들은 더욱 날갯짓을 해댔다

날이 추워서일까

곧 작은 종들이 희미하게 울기 시작했다


그 장례식, 시신 없는 영구차에

수천의 나비들이 후득후득 달겨들었다

그 곁에 단풍잎들이 더욱 날리고 있었다

단풍, 아니, 나비, 아니

둘 다 무서워하는 내가 무서워서

나름 조용히 하려 애썼지만, 색색의

잎과 날개, 날개와 잎

종이 다시 울고, 아니, 울리고

나는 자욱한 거리를 더듬어

몰래 뒤따라 나선다

시신 없는 영구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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