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 혹은 필연?
빠뚜싸이에서 되돌아오는 길에, 라오스 프랑스문화원을 발견했어요.
게다가 빠뚜싸이에서, 메인스트리트로 가는 도중에, 미국문화원을 지나가다, 우연히 탓담(That Dam)을 발견했네요. 여기는 눈여겨보지 않아서, 무언가 새로운 곳을 발견한 느낌이랄까요.
씨사켓 박물관 입구에, 자전거를 세워뒀어요.
날은 더웠지만, 씨싸켓 안은 조용해서 좋아요. 그래서인가요. 낮잠을 청하는 강아지를 발견했네요. 한편으론 강아지를 보며, 그랬다죠. 너의 처지가 나보다 낫구나라고요.
씨싸켓은 6천8백여 개의 불상들이 보관된 회랑과, SIM(대법전)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이제 보니 구름과 한데 어우러져, 지붕 가장자리에 있는 황금색 용이, 파란 하늘을 포효하는 듯한 모습이에요.
대법전은 성소(sanctuary), Holy place가 될 것 같아요. 하지만 웅장한 외부와는 달리, 내부의 보존 상태는, 한없이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해 보이네요.
세월의 흐름을 거스르지 못한, 이름 모를 석탑과, 주변의 신을 향한 인간의 간절함이 느껴지는, 화려한 재단이 대조적이에요.
씨싸켓을 나와, 건너편 호프라케우에 왔을 땐, 공사가 한창이었어요. 그래서 사진으로나마 남겨야겠다고 생각하고요. 날은 더웠지만, 나 홀로 타국의 문화유산을 둘러본다는 생각으로, 뿌듯함이 느껴졌다죠.
그러다 우연히 어린 자녀를 앞자리에 태우고 가는 아버지를 보게 되었는데, 그 모습이 따스하게 느껴졌어요. "부모란 무엇인가?"에 대해 잠시 생각하게 하네요.
최초에 계획에는 없었는데, 그늘을 찾다 보니, 화려한 사원이 있어서, 호기심에 들어갔던 것 같아요.
아장아장 걸어가는 아이를 바라보며, 흐뭇하게 미소 짓는 여인과, 아이를 담고요.
우연히 그늘과 물을 찾아 들어간 사원이었는데, 무슨 행사가 있는 걸까요. 이때는 몰랐어요. 누군가의 혼례를 축복하는 시간이었다는 것을요.
사원에 들어서니, 저도 모르게 숙연해져요. 누군가는 온 마음을 담아서 기도를 올리고요. 또 누군가는 혼인을 위한, 기도를 드려요.
시선을 돌리니, 초에 불을 켜고, 준비해 온 기도를 드리는, 어머니와 아들이 보였어요. 이제껏 살아온 저의 삶도, 기도 없이 일궈낸 삶이 아니었기에, 그들의 모습이 너무나도 이해됐던 것 같아요.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말이죠.
그러다 우연히, 창밖을 응시하는 여인을 발견했어요. 그 여인이 한참을 머물던, 그곳에서 바라본 순간이에요.
그런 생각이 들어요.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행복이구나 하고요. 맞아요. 행복은 거창하지 않아요. 그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할 뿐이죠.
돌아오는 길에 마주한, 라오스 인들의 평범한 일상이 아닐까 싶어요. 세 식구가 한 오토바이에 앉아 있는 모습이, 이젠 정겹게 느껴지네요. 지나는 길에 발견한, 특별할 것 없는, 누군가의 보통의 여느 날이에요.
숙소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한, 타이 식당을 발견했어요. 검색해 봤는데, 이 식당은 지금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요. 뷔페식이어서, 이것저것 다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네요. 어쩌면 위앙짠에서의 마지막 저녁이 될 테니까요.
저녁을 먹고, 오늘 하루 저의 손과 발이 되어주었던, 자전거에게 작별인사를 건네어요.
사흘간 머물렀던, 호스텔 주변도 둘러봐요. 오후 7시인데도, 대낮처럼 밝은, 위앙짠의 모습이에요.
"또 올 수 있을까요?" 사흘간 머물렀던 공간이, 어느샌가 되게 편하게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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