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은 그의 가장 나이 많은 종에게 아브라함의 고향 아람 나하라임으로 가서 아들 이사악의 아내가 될 여자를 데려오라고 한다.
아브라함은 왜 가나안족의 딸들이 아닌 자신의 친족들 가운데서 이사악의 아내 될 여자를 구한 것일까? 이것은 그 당시 이민족과의 혼인이 금지된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자 아브라함이 그에게 대답하였다. "너는 내 아들을 그곳으로 데려가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여라. 하늘의 하느님이신 주님, 곧 나를 아버지의 집과 내 본고장에서 데려오시고, '내가 네 후손에게 이 땅을 주겠다.'라고 나에게 말씀하시며 맹세하신 그분께서 당신 천사를 네 앞에 보내시어, 네가 그곳에서 내 아들의 아내가 될 여자를 데려올 수 있게 해 주실 것이다. 그 여자가 너를 따라오려고 하지 않으면, 너는 나에게 한 맹세에서 풀리게 된다. (창세기 24장 6절~8절)
아브라함은 이사악의 베필도 역시 하느님께서 준비해 주실 것을 믿었다. 아브라함은 이사악의 베필 될 여자가 아브라함의 늙은 종을 따라오느냐의 여부로 하느님께서 준비해 두신 이사악의 베필임이 증명받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낯선 이의 말만 듣고 고향을 떠나 따라올 여자가 있기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아브라함이 그랬듯이 아브라함의 늙은 종도 아브라함이 믿는 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고 아브라함이 믿는 하느님께 기도를 한다.
그 종은 주인의 낙타 떼에서 열 마리를 데리고, 또 주인의 온갖 선물을 가지고 나호르가 사는 성읍인 아람 나하라임으로 길을 떠났다. 그는 여자들이 물을 길어 나오는 시간인 저녁때에, 성 밖 우물 곁에 낙타를 쉬게 하였다. 그러고 나서 이렇게 기도 하였다. "제 주인 아브라함의 하느님이신 주님, 오늘 일이 잘 되게 해 주십시오. 제 주인 아브라함에게 자애를 베풀어 주십시오. 제가 샘물 곁에 서 있으면, 성읍 주민의 딸들이 물을 길어 나올 것입니다. 제가 '그대의 물동이를 기울여서, 내가 물을 마시게 해 주오.'하고 청할 때, '드십시오. 낙타들에게도 제가 물을 먹이겠습니다.'하고 대답하는 바로 그 소녀가, 당신께서 당신의 종 이사악을 위하여 정하신 여자이게 해 주십시오. 그것으로 당신께서 제 주인에게 자애를 베푸신 줄 알겠습니다." (창세기 24장 10절~14절)
아브라함의 종 또한 아브라함처럼 이사악의 베필이 될 여자를 알아볼 표징을 달라고 기도한다. 아브라함은 이사악의 베필이 될 여자가 도움이 필요한 타인은 물론 동물에게도 친절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지길 바랐고 그것을 표징으로 삼고 아브라함의 하느님께 기도했다.
'그 주인의 그 종이다.'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초기불교경전인 상윳따 니까야의 '미래에도 현재에도 저열한 기질을 가진 중생들은 저열한 기질을 가진 자들과, 좋은 기질을 가진 중생들은 좋은 기질을 가진 자들과 함께 모이고 함께 어울리느니라.' 구절이 생각났다.
그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아브라함의 아무 나호르의 아내인 밀카의 아들 브투엘에게서 태어난 레베카가 어깨에 물동이를 메고 나왔다. (중략) 그 종이 그에게 달려가서 말하였다. "그대의 물동이에서 물을 좀 들이키게 해 주오." 그러자 그가 "나리, 드십시오."하고면서, 급히 물동이를 내려 손에 받쳐 들고서는 그 종에게 물을 마시게 해 주었다. 이렇게 그 종에게 물을 마시게 해 준 다음, 레베카는 "낙타들도 물을 다 마실 때까지 계속 길어다 주겠습니다." 하면서, 서둘러 물동이에 남아 있는 물을 물통에 붓고는, 다시 물을 길으러 우물로 달려갔다. (중략) 그러는 동안 그 남자는 주님께서 자기 여행의 목적을 이루어 주시려는지 알아보려고, 그 처녀를 말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창세기 24장 15절~21절)
레베카는 아브라함의 늙은 종이 바랐던 것처럼 타인을 위한 배려심과 친절한 마음을 가진 선한 소녀였다. 레베카가 그들 그녀의 집에서 쉴 수 있게 그를 초대하자 그 종은 무릎을 꿇고 주님께 경배를 하였다.
그 종은 레베카의 가족들에게 자신이 아브라함의 종임을 알리고 자신이 이곳에 온 목적을 밝힌다. 그리고 그 과정에 주님이 함께 하심을 레베카의 가족들에게 자세히 이야기하고 나서 무릎을 꿇어 주님께 경배하고 아브라함의 하느님이신 주님을 찬미하였다.
그러자 라반과 브투엘이 대답하였다. "이 일은 주님에게서 비롯된 것이니, 우리가 당신에게 나쁘다 좋다 말할 수가 없습니다. 레베카가 여기 있으니 데리고 가서, 주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당신 주인 아들의 아내가 되게 하십시오." 아브라함의 종은 그에게 말을 듣고 땅에 엎드려 주님께 경배하였다. 그리고 그 종은 금은 패물과 옷가지를 꺼내어 레베카에게 주고, 또 레베카의 오빠와 어머니에게도 값진 선물을 주었다. (중략) 레베카는 몸종들과 함께 일어나, 낙타를 타고 그 사람을 따라나섰다. 이리하여 그 종은 레베카를 데리고 길을 떠나게 되었다. (중략) 이사악은 레베카를 사랑하였다. 이로써 이사악은 어머니를 여읜 뒤에 위로를 받게 되었다. (창세기 24장 50절~67절)
아브라함도 아브라함의 늙은 종도 모두 믿음이 있었다. 그것은 전지전능한 창조주 하느님께서 늘 함께하시며 이끌어 주신다는 믿음이었다. 그들은 믿음으로 기도했고 믿음으로 행동했다. 그리고 그 믿음의 결과는 은총이었고 그들은 전지전능한 창조주 하느님께 기쁨으로 감사와 경배를 드렸다.
믿음이란 이런 것일까?
다음 18장은 아브라함의 두 번째 아내와 그 자손에 대한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