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형 호구가 온다.
어머님,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요?
2023. 7. 18. 나 말고, 어떤 여자가 좋아하는< 사진 임자 = 글임자 >
"육개장 18 봉지에 42,000원!"
뜬금없이, 난데없이, 마른하늘에 날벼락처럼 그 사람은 내게 '비보'를 알려왔다.
겨우 평일 아침 7시가 막 넘은 시각이었다.
물론 나는 조신하게 아침 영어 공부를 하는 중이었다.
누군가 나의 영역을 침범하려 들었다.
"들어오지 마!"
온 진심을 다해 외쳤다.
"나 지금 공부 중인데 뭐 하러 와?"
"들어 봐 봐, 육개장이 엄청 싸!"
육개장이 뭐라고 해?
"자기 육개장 좋아하잖아?"
내가?
언제?
"이거 지금 특가야 특가!"
특가 안 한 적이 언제 있었냐고?
걸핏하면 특가던데?
나중에 또 특가라고 할걸?
지금 안 산다고 해서 큰 일 안나.
육개장 동날 일 없다고.
지금도 그 회사에선 육개장을 끓여 낼 거야.
"한 번 봐 보라니까?"
아니, 안 보고 싶어.
"좀 사놓을까?"
언젠 나한테 동의 구하고 사셨어?
"당신 육개장 좋아하니까 놔두고 먹어."
또 어떤 여자가 육개장을 좋아하셨을까?
육개장 좋아했던 여자가 누구야 도대체?
추어탕이겠지,
난 추어탕이라고!
유사품으로는 장어탕이 있고!
수국 좋아한 여자는 누구고, 커피 좋아한 여자는 또 누구고, 사이즈 상의 100을 입던 여자는 대체 누구냐고?!
삼자대면 좀 하자.
저스트 어 모먼트,
시간이 언제 되는지, 일단 내 스케줄부터 확인하고.
"넉넉히 사놓고 한 번씩 먹으면 좋잖아."
자주 먹으면 맛도 없고 그런 건 금방 질린다고!
"이거 여러 가지 요리로 해 먹을 수도 있대. 육개장에 국수 넣어서 칼국수 해 먹을 수도 있고."
"그걸 이제 알았어? 그게 육개장 칼국수잖아! 뭔들 못해먹겠어. 그냥 섞어서 만들면 되는 거지."
앗, 또 말려 들고 말았다.
"주문한다!"
"정말 도대체 전생에 못 사서 죽은 구신이 몇이나 한꺼번에 환생한 거야?"
한 때 바람이다.
자고로 남편들치고 한때 쇼핑 바람 안 들었던 이는 없다고 했다.
그 바람이 잠잠해지면 다시 가정의 품으로 돌아온다고 했다.
그러나,
차라리,
안 돌아오면 더 좋겠다, 고 혼자만 생각한다.
이 바람 또한 지나가리라.
그러나,
결혼 12년째 바람이 잠잠해질 기미가 안보이니 이를 어쩐다?
그냥 그 바람과 함께 어디로 멀리 발령이라도 나면 안 될까?
내가 욕심이 너무 지나친 건가?
언감생심,
이번 생에 그런 복이 내게 있으려나.
"벌써 왔나 봐, 진짜 빠르다. 정말 좋은 세상이야."
로켓 발사도 안 했는데 벌써 와버렸다니!
그래,
좋은 세상이야,
뭐든지 사고 싶어 근질거리는 프로 쇼핑러에겐 더없이 좋은 세상이지.
이로써 나는 다시금 그 속담을 뼈저리게 온몸으로 체감했다.
일찍 일어나는 호구가 육개장 특가를 'get'한다...
호구 : 호시탐탐 구매할 때만을 노리는 이를 일컬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