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사춘기아들과의 좌충우돌이야기-드라이브쓰루주문과 토마토 믹스에 갈기
병원에서 혈액검사를 확인한 후,
바로 물냉면 한 그릇을 먹고 자동차 1급 정비소에 갔다.
차에 대해 물어볼 데가 없고 평소 이상이 생기거나, 정기점검시 질문을 해서 문제를 해결하곤 한다.
"저기 기사님, 차가 밤새 주차 후 아침에 출발할 때 [부우우웅] 하면서 소리가 많이 나요.
무엇이 문제인가요?"
"얼마나 됐습니까?"
"올 초부터 그런 것 같습니다. 다른 때는 못 느끼겠는데 아침에 출근시간 주로 그래요."
"주로 겨울에 더 심하지 않던가요? 엔진이라는 것이 밤사이 쉬고 있다가 아침에 갑자기 출발하면 그럴 수 있습니다. 다시 확인해 보니 별 이상은 없습니다."
"네 주로 겨울에 더 심했고 요즘은 좀 나아졌어요. 한 가지 더 여쭤봐도 되나요?
핸들을 똑바로 잡고 운전하는데 핸들이 아주 약간 삐뚤어져서 달리는 느낌이 듭니다.
후진주차 할 때도 분명히 바로 했는데도 주차하고 나오면 약간 삐뚤게 대져 있고요."
"확인해 보니 휠얼라이먼트가 약간 바르지 않습니다. 이것은 점검을 따로 받으셔야 합니다.
혹시 최근에 바퀴교체나 수리한 적이 있나요?"
"네."
"그러면 그곳에 가시면 바로 해주거나 수리비를 조금 내시면 해 주실 겁니다."
6만 2천 원을 결제했다. 예전에 정기점검시 돈을 얼마 내었는지 기억이 없지만 비싸다는 생각이 살짝 들었다.
오후 3시 28분이다.
아들에게 전화를 했다.
"오늘 날씨가 너무 더운데 데리러 갈까? 엄마 오래간만에 반차라서 정비소 근처에 있어."
"엄마 자전거 타고 왔는데 차에 실을 수 있어요? 정말 덥네요."
"어디로 갈까? 도서관 근처로 갈까?"
아들이 여러 번 학교 앞에 엄마가 나타나는 걸 극도로 싫어해서 근처 H도서관이나 W대형식당 근처 아니면 S사우나에 차를 댄다.
아들에게서 전화가 걸려오고, 앞에 보여서 받지 않은 상태로, 아들이 서있는 사우나 근처에 차를 세웠다. 빠르게 먼저 와 있었네.
더위를 피하기 위해 차에 태운 목적도 있지만, 아들과 대화하기 위해 태우러 간 것이다.
[날씨가 너무 덥지?] 아니 아니야. 이러면 [네]하고 한마디면 끝이야.
[오늘 하루 어땠어?]하면 [그런 거 묻지 마요] 할 아들이었다.
자 그럼.
[배고프지?] [네 엄청 고파요]로 간다.
[뭐 먹고 싶어?] [아무거나요.] 이런다.
[버거킹이나 맘스터치중 선택해]. 오케이 선택. 렛츠고.
차 안에서 이동하는 사이 딸이 전화가 왔다.
점심 집에서 먹고 다시 독서실 가는 길이라고 한다.
듣고 있던 아들이 하는 말.
"누나 집에 있어요? 대체 집에서 뭐해요?"
어이가 없지만 날씨가 너무 더운 탓이라 넘기자. 자칫 시비에 걸리면 서로 진만 빠진다.
"누나 다음 학기부터 휴학할 거 같아."
"네?" 깜짝 놀란다. "아니 누나는 언제부터 돈을 벌려고 하는 거예요?"
언제부터 이 녀석이 돈걱정을 하게 된 걸일까. 엄마의 살림을 들여다보고 있었나.
"공부는 때가 있는 거야. 원하는 학교에 편입하고 싶고, 또 누나는 석사에 박사까지 하고 싶은 눈치더라."
동생은 누나의 공부욕심에 못마땅한 듯하다.
잠시 얘기 나누는 사이 드라이브 쓰루에 도착했다.
앞에 주문할 오더가 있는 안내 메뉴판이 눈에 들어왔다.
나가서 키오스크로 주문하는 줄 알았다.
"엄마 드라이브 쓰루 주문 안 해보셨어요?
저기 마이크 같이 보이는 데에다 앞에 있는 안내 메뉴판보고 말만 하면 돼요."
"불고기 와퍼 세트요."
아니 네 엄마는 누구랑 같이 가면 엄마가 주문을 안 해서 그렇지.(슬쩍 멋쩍어 핑계를 대어 본다. 엄마가 이런 곳에 갈 일이 얼마나 있겠어.) 쩝.
ㄷ자로 돌아오니 계산을 하고 잠시 기다리니 주문한 제품이 나왔다.
정말 신세계로구나야...
"엄마 누나가 공부를 더 하고 싶은 거는 이해가 가는데요... (블라블라 블라... 주절주절.)
의사도 그렇지만 고생만 많이 하고... 요즘 아무도 의사같이 그렇게 힘든 일 안 하려고 해요."
(대뜸 의사가 등장하신다.)
"조금은 동감이다. 의사는 사실 가족 좋은 일 시키는 직업이지."(주위 지인이 한 얘기에 슬쩍 숟가락 얹어 보았어요.)
"그래서 요즘 우리 같은 애들은 사업을 많이 하려고 해요.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걸 생각하는 거 같아요."
(얘가 돈이 많이 필요하구나. 아들아 사람마다 틀리단다.)
집에 와서 브런치글을 의원에서 써놓은 걸 사진을 넣고 마무리한 뒤 소파에 기대어
있다가 잠이 들어 버렸다.
많이 피곤했던 걸까.
아들도 밀린 잠을 잘 모양인지 먼저 [시험 끝나고 3일간 학원이 쉰다고 잠을 보충하겠노라] 말하곤 들어간다.
몇 시간을 잔 것일까. 3시간 정도나 잔 것 같다.(그러니 다시 이 시간에 말똥거리며 노트북을 두드리며 있다.)
바람 한 점 없는 정말로 무더운 날씨다. 아들 방에 에어컨이 빵빵한 탓에 나는 선풍기를 틀었다.
"엄마 토마토 이거 갈아먹으면 돼요?"
"응 네가 알아서 해 먹어."
이상한 소리가 난다.
이건 갈리는 소리가 아니다.
아들이 토마토 3개를 씻은 채로 썰지 않고 믹스볼에 넣었다.
예쁘게 갈아서 얼음을 서너 개 위에 띄워 분홍색 머그잔에 넣어서 갖다 바쳤다.
낮에 잔 잠으로 인해 전혀 피곤하지 않다.
의원에서 정비소로 이동하는 중간에 방앗간처럼 줄지어 있던 옷가게를 나는 지나치지 못했다.
겨우 하나 건진 회색 바지를 입어 본다.
전신 거울에 비춰보고 아들에게 보여주니 엄마가 안 입던 스타일이라며 딱히 반응이 없다.
11시 반이 넘어 독서실에서 온 딸이 반응을 보여 준다.
잘 어울리고 이쁘다고 한다.
"근데 엄마 이 위에는 뭘 받쳐 입으면 되니?"
이모의 단디, 세련되게 입고 가라는데 요즘은 패완얼 아닌가.
그럼 나는 모지????(슬포...슬프다규.)
-다음 편에 계속-
(윤슬작가의 변)
아들학교 초청강연(대구교대교수님)에 참석하는 것인데 신경이 부쩍 쓰이네요.
입어도 핏이 제대로 살지 않는 옷들, 처음 뵙는 담임선생님.
아들도 엄마의 참석이 확정되어 신경이 쓰이는지 가는 날짜, 강연 시간 정확히 확인하라고 잔소리합니다.
이 글로 벌써 사춘기아들과의 좌충우돌이야기가 30화나 되었네요.
참 부지런히?도 썼어요. 이렇게 많이 모였는지도 모를 정도로요.
제목을 복사 붙이기를 했더니 같은 회차가 있어서 수정했어요.
늘 마무리가 잘 안 되는 타입?이라 많이는 썼는데 브런치 북이라는 것을 만들려고 하니 부끄럽습니다.
여러 관심 있는 작가분들의 브런치 북 발간 한다는 소식에 참으로 기쁩니다.
그리고 솔직히 그분들의 글도 너무 좋고요. 그런데 저의 글은 너무 사소한 것 같습니다.
일기 같은 걸요. 이렇게도 책을 발간해도 되는지 뒷감당은 할 수 있을지.
앞으로 더 많이 글을 써나가고 싶은데 아들의 성장일기를 계속하려면 이런 속도로 써나가단
고등학교 졸업할 땐 무슨 백과사전급 두께로 몇 권이 될지 가늠이 안되네요.
첫 아이에 비해 너무나도 힘들게 임신을 했고 그 모든 과정들에 비해 아들이 잘 자라주어 감사한 마음이
너무 큽니다. 친정아버지를 닮아 훤칠한 키에 외모 또한 외탁을 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가져주실 거죠?^^
조만간 첫 책으로 마무리하고 다시 이어서 쓸려고 계획 중에 있습니다.
사춘기 아들을 키우고 계신 모든 가정에, 아들의 사소한 이야기가 또한 가장 평범한 이야기라,
살며시 미소 지으며 함께 자녀를 키워나가는 이야깃거리가 되면 좋겠어요.
늘 곁에서 읽어주시고 격려해 주신 모든 독자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큰 절을 올려 드립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