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아들과의 좌충우돌이야기-크리스마스 선물 만들기
"누나"
"아 왜?"
가만히 듣고 있으니 밤에 누나를 몇 번을 찾는 것인가. 대체 사춘기 아들 방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그러면서 누나는 곧바로 동생방으로 달려간다.
퇴근하니 딸이 동생 방에 나를 데리고 간다.
"엄마 뭐 달라진 거 없어요? S방에서."
나는 아들이 무슨 사고라도 쳤는지. 무슨 스피커 얘기를 계속하길래 몰래 돈도 없는데 물건을 샀는 줄 알았다. 내가 못 알아채자 딸은 슬그머니 동생 책상 위를 보란다. 거기는 뜨개질을 하다만 대바늘과 거의 완성된 한 줄의 뜨개질이 보였다.
"이게 뭔데?"
"S가 지금 하고 있는 거예요."
"선물인 거 같은데?"
"크리스마스 전까지 목도리를 짜야한대요... 어젯밤에도 얼마나 불러 재끼는지. 또 저걸 산다고 저를 D이소에 데리고 가서 같이 골랐어요."
아이고 이 녀석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이걸 뜨고 있다니. 거기다 얼마나 실을 풀었다 뜯었다 잘라내었다 했는지 쳐다보고 있으니 웃음이 났다. 누군가 줄려고 그러는 거겠지.
다음날 주말에도 누나를 부르는 소리는 끊임없이 난다. 모른 척하고선,
"S 이거 뭔데? 엄마가 우연히 봤어."
"학교에서 하는 과제물이에요..."
나는 그냥 피식 웃고 말았다.
아들은 가끔 택배가 오면 이어폰이나 핸드폰 케이스다. 심지어 새것 같은 중고도 많다. 퇴근 후 현관 앞에 보면 아주 시답잖게 가볍거나 부피가 아주 작으면 아들 것이 거의 틀림이 없다. 아들이 과연 저 검정 목도리를 잘 완성할 것인지. 꼼꼼한 성격이다 보니 방울까지 달아서 완성된 작품을 어서 보고 싶다. 웃으며 그런다.
"이거 해보니 은근히 집중되면서 딴생각이 안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