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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 정원의 월동 준비

거실 정원으로 겨울나기

by Suno

주말 새벽 6시 20분.

알람소리에 잠을 깨어 보니 많은 눈이 내렸으니 조심을 당부한다는 안전 문자.


어이쿠!

그 정도로 진짜 눈이 많이 왔다고?


그렇담 오늘 내가 해야 할 일은?

월.동.준.비.


화분들이 다치지 않게 조심하면서

부시럭부시럭 동이 트기 전 시간을 움직여본다.

어쩜, 제자리 있던 것들을 제자리 아닌 곳에 늘어놓으면 심난하고 많아 보이는지~

식물들의 이삿날 jpg



행거와 철제선반이 먼저 거실 창가로 자리를 잡고

화분들은 요리조리 제자리를 다시 찾아간다.

해가 안 드는 날을 대비하기 위해 식물등도 함께 걸어둔다.

꽃이 계속 피고 질 아이들은 식물등 주변으로 모아둔다.

제법 크기가 거창한 란타나와 키가 큰 동백은 해 잘 드는 창가로 공간을 크게 내어주었다.

꽤나 그럴싸한 거실정원이 되었다.

밖엔 제대로 눈이 쌓여있으니,

이건 뭐 조금 늦은 월동준비를 마친 셈이다.

해가 잘 드니 내 맘이 너무 좋구나

이 참에 방 안에 자리를 잡은 몬스테라 아단소니.

벽을 타고 올라가니 운치가 있다.

수형이 자유분방하여 멋져버린 다바나 고사리는 거실에서 가장 잘 보이는 자리로 안착했다.


이사를 하니 이런 소소한 재미가 따라왔구나.




겨울이 뜻밖에 서둘러 찾아왔다.

그러니 내 정원도 서둘러 겨울태세로 전환했다.

익숙한 거실에 앉아,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녀석들과 눈을 마주치니

이 또한 생각지 않은 즐거움이다.


밖에 눈이 내려도 쌓여도 끄떡없는

거실정원이 나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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