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대할 수 없는 순간 앞에서
“그림자를 세우면
벽돌을 하나씩 주겠어요”
표지판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그림자를 세우려고
북적였다
다른 방향으로 걸었지만
달라붙은 그림자를 붙들고
뜯어내려는 사람들의 몸싸움이 벌어졌다
벽돌은 받아서 뭐 합니까?
그림자는 투명해요
유기된 아기가 벽돌처럼 배송된다
기쁜 손가락들이 장벽을 제치고
달려가는 불빛들
울지 않는 것이 없는데
환대할 수 없는 순간 앞에서
뭉쳐지는 기억들
과거를 향해 쌓여 갔다
그림자를 흔들며 줄을 선다
머무르지 못하는 봄 앞에서
장례 차량들이 번호표를 받아 들고
달걀이 깨지는 순간을 기다리며
싸울수록 단단해지는 춤
빈틈없는 날들
각진 시간이 다가온다
그러니 벽돌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