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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지현 Apr 23. 2021

지상의 낙원 발로스 비치

Balos beach

이라클리온을 떠나 우리의 숙소가 있는 키사모스(kissamos)로 가는 길은 3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도로는 한가하고 차들도 처음 오는 손님 어서가시라는 듯 우리를 위해 한쪽으로 비켜주는 배려도 돋보였다. 초행길 기분 좋은 운전이었다. 그런데 사실 알고보니 그리스에선 갓길 차선으로 가는 운전방식이 당연하며 바쁘게 가는 차들을 위한 배려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대부분의 차들이 도로 오른쪽  갓길로 갔던 것이다.

아뿔싸! 그런 차들을 보고 우리는 왜 저렇게 한쪽으로 운전을 하냐며 졸음운전, 음주운전을 하는 운전자로만 생각을 했던 것이다. 

그런 그리스인들의  배려심도 모르고 우리는 도로 한가운데를 달렸으니....  순간 창피함이 몰려왔다. 역시 사람은 배워야 하나보다. 

키사모스까진 약 3시간이 걸렸다. 역시 크레타는 큰 섬이라 그런지 이동거리도 꽤 된다. 

밤이 되어 늦게 숙소에 도착하니 바로 바닷가 옆이다. 창문만 열면 바로 바다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다. 내가 원했던 바로 그런 숙소다. 파도소리를 가장 가까이 들을 수 있으니 말이다. 파도소리를 듣고싶어 문을 열어두었으나 밤공기가 서늘한 탓에 바로 문을 닫아야 했다. 아쉬웠지만 내일이 기대된다. 푸른 지중해를 발코니에서 볼수 있으니 말이다. 

키사모스 숙소 발코니에서 바라본 지중해

다음날 아침 아침식사를 간단히 하고 우리는 벼르고 별렀던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비치Balos beach로 향했다.  발로스 비치는 유명한 잡지인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죽기 전 꼭 방문해야할 아름다운 비치로 선정되었던 곳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비치로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숙소에서도 약 40분 정도 고속도로로 운전을 하고 간 후에도 비포장 도로를 30분 이상 운전을 해야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차가 주차를 해놓고 다시 바다까진 험한 길을 걸어 약 20분 걸어가야 했다. 하지만 기대하고 고대하던 곳을 가본 다는 생각에 걸어가면서 살갗에 닿는 뜨거운 햇빛도 그렇게 따갑지많은 않았다. 역시 보석은 잘 찾을 수 없는 은밀한  곳에 있기 마련이니까...

비포장길로 가는 길은 그리 쉽지 많은 았았다. 가는 도중 양떼들이 길을 막고 있어 양들이 비켜주기까지 기다려야 했고, 길 옆은 바다로 떨어지는 절벽이라 조심해서 운전해야 하는 길이었다. 

이른 아침이라 오고 가는 차들도, 사람도 없는 길이라 여유있게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마치 Balos beach가 무인도인냥~~

Balos beach로 가는 비포장 도로
Balos beach로 가는 길에 만난 염소들


드디어 Balos beach에 도착했다. 지상 낙원이라는 말은 이런 곳에 어울리는 단어 아닐까?

물고기가 바로 물 아래에 포진해 다니고 이 물고기들을 선명하게 볼 수 있을 정도의 맑디맑은 바닷물, 바다라고는 할 수 없을 정도의 잔잔함, 마치 오묘한 색감의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바다색!

이래서 이 곳을 지구상에서 꼭 가봐야 할 아름다운 바다라고 했나 보다. 

여름이면 이 곳도 관광객들로 붐비겠지? 이 곳은 주로 요트를 타고 왔다가 바다수영을 즐긴 후 요트로 다시 돌아간다고 한다. 우리처럼 자동차로 오는 방법이 결코 쉽지 않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Balos beach


Balos beach
Balos beach에서 수영하는 남편

감동의 눈물이 저절로 흐를 정도의 고요한 이 바다... 어떻게 표현해도 이 아름다운 자연의 선물은 말로 글로 담을 수 없다. 잔잔하게 출렁이며 날 좀 보라는 듯이 뽐내는 여인의 수줍은 자태이다. 지상에선 다시 볼 수 없는 저 아름다운 자태.. 자연이 표현해 낸 천상의 예술이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이 광활하게 펼쳐져 있는 비치엔 아무도 없다. 우리가 처음 발견한 섬처럼....

이 고요한  Balos beach에서 남편과 수영을 즐기며 최고의 기분을 만끽했다. 몸에 감기는 바닷물의 온도도 그리 차갑지 않다. 11월 초의 크레타섬의 바다물 온도는 몸에 기분을 리프레쉬해줄 딱 그 만큼의 차가움이었다.  바닷물에 들어가도 먼 곳까지 수심이 얕아서 얼마든지 멀리에서도 헤엄을 칠 수 있는 바다다. 

가을 아침 햇살과 함께 바다 수영을 하니 기분이 날아갈 듯 행복하다. 하루종일 머물러도 결코 지루하지 않을 바로 이 곳...

언제 다시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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