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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지현 Jul 05. 2021

아부다비에서 루브르를 만나다

사디얏트 루브르( saddiyat louvre)

크루즈에서 꿈같은 시간을 보낸 우리는 귀국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 아부다비 루브르 박물관을 방문하기로 했다. 

아부다비에서도 루브르 박물관이 2017년 11월 초에 개관을 했기 떄문이다.

약 10년에 걸쳐 완성된 루브르 아부다비 박물관, 우리는 개관한 지 얼마 안 된 뜨끈뜨끈한 '루브르 아부다비'를 방문했다. 



아부다비는 프랑스 정부에 어마어마한 돈을 지불하면서 '루브르'라는 이름의 사용허가를 받았고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으로부터 소장품을 대여, 관리할 수 있도록 협약을 맺었다고 한다. 

아부다비 루브르 역시 프랑스 건축가가 설계한 것으로 오아시스를 연상케 한다고 했다. 

특히 야자수를 모티브로 한 돔 모양의 지붕과 시간에 따라 7800여 개 구멍을 통해 들어오는 빛이 변화하도록 설계되어 독특한 인상을 주고 있었다.


아부다비 루브르는 외벽 건물이 온통 흰색으로 도배되어 있어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크루즈에서 볼 때는 마치 푸른 바다에 하얀 빙산(氷山)이 떠 있는 것처럼 보기이도 했다. 

루브르 아부다비 외관
루브르 아부다비 전시실

우리가 루브르를 방문했을 때 방문객은 많지 않았다. 

개장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탓일까? 조금은 썰렁한 듯한 느낌도 들었다.

박물관 전체가 모두 12관으로 되어 있었다. 

본관에는 기원전 시대의 다양한 유물과 각 국에서 온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파리의 루브르에서 많이 공수해온 작품들임을 쉽게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많지 않은 작품들과 크지 않은 규모이다 보니 예전에 방문했던 파리의 루브르와는 비교가 되었다. 

사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을 관람하기 위해서는 하루로는 부족하지 않았던가! 

그걸 생각하면 아부다비의 루브르는 많은 작품들이 계속해서 채워져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전시관을 둘러보니 시대별로 유명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다만 내가 좋아하는 모네의 그림은 단 한 점에 불과했고 널리 알려진 화가 즉 고갱, 고호, 피카소 드라크루와 등의 작품들도 소수에 불과했다. 

주로 1600년대와 그 이전의 작품들로 전시되어 있어서 내겐 조금 생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걸작들을 보는 순간은 언제나 행복하다.


별관의 한 전시실에서는 프랑스의 베르사이유 궁전과 루브르 박물관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영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영상과 함께 자세한 설명이 곁들여지니 더욱 흥미롭고 이해하기 쉬웠다. 

나폴레옹이 통치하게 되면서부터 각 나라에서 가져온 작품들과 다른 나라들이 자진해서 프랑스에 공여했던 작품들, 그리고 나폴레옹이 몰락한 이후 각 나라에서 다시 가져간 작품들 등 파리 루브르 박물관이 세워지기 이전부터의 역사와  초창기들의 작품들, 그리고 현재의 루브르가 있기까지의 과정들과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이 영상을 보고 나니 내가 호기심을 보이고 감동을 느꼈던 작품들엔 많은 사연들이 숨어 있었다. 

그런데 파리의 루브르가 대표하는 작품이 모나리자, 밀로의 비너스, 사모트라케의 니케 상이라면 아부다비의 루브르가 대표하는 작품들은 무엇일까?

파리의 루브르가 세계인들이 찾는 대표적인 박물관이 되기까지는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는 건 아닌 듯하다. 파리의 루브르의 역사가 100년이 넘었듯이 역사와 전통 그리고 무엇보다도 루브르를 채우고 있는 작품들의 가치에 따라 진정한 루브르로 인정될 것이다. 

루브르 아부다비 돔의 내부 모습과 해 지는 루브르 외부 모습




박물관 방문 후 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며(뒷 배경- 루브르 아부다비), 그리고 아부다비 공항 내부(우측사진)



해 저물 무렵 우리는 루브르 아부다비를 떠나 아부다비 공항으로 향했다. 

역시나 아부다비 공항은 넓었다. 

하지만 공항의 시설과 서비스는 한국의 공항이 최고임을 매번 느낀다. 

아부다비 공항 내부는 다소 어두운 조명이었고 담배 냄새도 배어 있었다.

더욱이 흡연실도 실내 곳곳에 비치되어 있어 사람들이 그곳에서 모여 흡연을 하고 있었다. 

심지어는 흡연실에 사람들이 들어가질 못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도 눈에 띈다. 

한국의 공항과는 많이 다르다. 

여행의 마지막 장소인 공항! 

나에게는 각 나라의 공항 이미지가 오래 남아 있는데 아부다비 공항은 여행의 종지부를 아름답게 찍기엔 조금은 부족한 듯했다. 


우리의 보름간의 크루즈 여행은 이제 막을 내린다. 

크루즈 내에서의 행복했던 시간들을 떠올릴 때면 언제나 미소가 지어진다. 

또한 기항지마다 많은 도시들을 방문하면서 우리와는 다른 낯설고 생소한 생활과 상황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때도 있었지만 나름 그 나라의 전통과 문화 그리고 그들의 생활 방식을 그대로 받아들이려 노력했다. 

더불어 그들의 역사와 전통, 그리고 문화는 차별없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심어준 방문이기도 했다. 

우리는 더불어 사는 삶이다. 

따라서 우리와 다르다고 해서 잘못된 것은 아니며 나의 기준과 생각, 그리고 나의 가치관만이 옳은 것은 절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어디서 살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살 것인가! 

이 두 물음은 여행을 한 후 내게 항상 주어지는 질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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