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의 사랑이 예쁘게 부풀길
발효를 하기 위해선 먼저 팽창제가 필요하다. 여러 가지 방법 중에서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인가 아닌가.
먼저, 자연적으로 부풀게 하기 위해 ‘르방’이라는 걸 사용한다. 효모들이 팽창하는 힘을 사용해서 빵을 탄력 있게 만들고 먹기 좋은 식감으로 부풀린다.
인위적으로 부풀릴 때 사용하는 것은 대표적으로 ‘이스트’이다. 적당한 온도의 물으로 팽창시킨다. 관리 및 사용법이 쉽고 편리해 손쉽게 빵을 만들 수 있다.
팽창하는 방법 중 ‘르방’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프랑스빵’, ‘식사빵’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문구
‘천연발효종‘을 활용해 만들어서 속이 편하다는 것.
르방은 ‘키운다’라는 말을 사용하고, 밥(먹이)을 준다고 표현한다. 긴 시간 동안 키워온 르방을 사용하면 빵의 맛이 달라진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는 걸로 봐선 무시할 수 없긴 하다. 르방에서도 전통과 역사를 들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러다 문득 이스트를 활용해 빵을 만들고 나니 르방을 사용해서 만들어봐야겠단 생각이 스쳤다. 셰프님의 르방을 활용해서 만들어 봤지만 처음부터 르방을 키워서 만들어 본 적이 없기에 도전의지가 불타 올랐다.
이스트보다 환경의 영향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르방’ 이제 발효액을 만들기 위한 단계를 진행했는데 제대로 르방으로 키울 수 있을까? 걱정도 된다. 그렇게 잘 자란 르방이 들어간 빵은 그간의 역사도 담기는 것이겠지.
르방과 이스트 둘 다 사용해 봤을 때 결과적으로 빵이 된다는 건 변함없는 결과였다. 다만, 환경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이는 르방이 컨트롤하기 어렵다는 것.
하나의 과정을 직접 해나가면서 지난날의 수업을 복기하고 시행착오 속에서 답을 찾기도 한다.
사람이 사는 것도 비슷하지 않은가?
자만추, 인만추 어떤 걸 선택해도 누군가를 만날 수 있다는 것.
사람에 아팠고 사랑에 아팠는데도 우리는 다시 사랑을 한다는 것.
부풀어 오른 반죽만큼 마음도 부풀어졌다 쪼그라들었다 한다.
마지막 사랑이라 생각한 만큼 잔뜩 기대를 했다가도 이별을 마주 하는 것처럼.
다 다른 환경에서 서로 다른 결정을 하겠지. 적당히 이스트를 사용해 빵을 만들거나, 르방을 차근차근 키워서 빵을 만들거나.
선택은 오로지 나의 몫이다. 쉬운 사랑을 선택하든 어려운 사랑을 선택하든 사랑하며 사랑받고 살아간다.
내 사랑이 어떤 빵으로 만들어질지 한 치 앞을 알 수 없지만 우리는 한 뼘 더 부풀어진 상태로 내일을 만날 거다.
르방에게 밥을 주듯, 마음이 하는 소리를 귀 기울여 듣고 마음의 먹이가 무엇인지 알길.
이성보단 감성이 살아 숨 쉬는 사람으로 말이다.
지나치고 놓치고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기를.
쉼 없이 흐르는 시간 속에서 그대들도 예쁘게 부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