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릴 게 없는 반죽
페스츄리 종류를 만들다 보면 재단 시 버리게 되는 반죽이 나오게 된다.
동일한 사이즈로 빵을 만들기 위해서 남은 건 사용할 수 없다.
반죽 안에 버터가 들어가 있어서 다음 제작 시 새로운 반죽의 재료로 사용되는 고생지로 쓰는 정도뿐이다.
반면, 퀸아망을 만드는 반죽은 재단을 하고 남은 걸 사용해서 새로운 빵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
말 그대로 버릴 게 없는 반죽이다.
퀸아망을 만들고 남은 건 견과류와 건과일을 넣어 다른 스타일의 퀸아망으로 탄생한다.
슬라이스 아몬드를 사용하기도 하고 건포도나 건크랜베리 등 좋아하는 재료로 맛을 낼 수 있다.
설탕과 버터가 가득 들어가서 바삭한 식감과 달콤한 맛까지 조화롭다.
매력적인 제품이기에 제빵학교 졸업시험 연습을 할 때 일부러 퀸아망을 만들 정도였으니…
만들 때마다 남는 반죽의 양이 상이해서 만들어지는 게 다르다 보니 제작할 때, 본품보다 사이드로 만드는 퀸아망이 더 기대되었다.
닿지 못하고 스쳐버린 인연을 마주할 때면 자기반성을 하는 시간을 가진다.
마음을 많이 줘서 떠나버린 사람도 있고,
마음을 주지 않아서 떠난 사람도 있고,
다 줬다고 생각했는데 부족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아픈 시간들을 통해서 상처에 능숙한 인간이 될 수 있다고 믿으니까.
이렇게 지나간 인연들에게서 항상 배울 점이 있었다. 쓸모없었던 경험은 하나도 없었다.
어떤 모습을 보고 조심하기도 하고 이런 성향을 가진 사람이 잘 맞는 사람이라는 것도 알게 된다.
완벽하게 맞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지만 내게 맞는 사람이 있다는 것.
상대의 큰 단점이 내게 별 거 아닌 점으로 작용하기도 하는 것.
운명의 장난 같은 타이밍이 꽤 중요한 부분으로 작용하는 것.
사람을 많이 만나봐야 한다는 옛 어른들의 말씀은 자신만의 빅데이터를 쌓으라는 의미였던 거다.
당시에 겪은 모든 순간순간들이 나를 만들기 때문이다.
좋았던 기억을 바탕으로 나아가기도 하고, 나빴던 기억을 바탕으로 성장하기도 하듯.
다른 의미론 발전하는 시간들이었고 또 다른 면의 나를 발견하는 시간으로 다가왔다.
모든 일들은 필연적이고, 의미 없이 일어난 일도, 의미 없는 경험도 없었으니.
여전히 덜 아픈 자기 방어법은 배우지 못했나 보다. 힘든 시간 속에 갇혀있는 걸보면…
늘 진심이었기에 아픈 게 당연한 걸까?
사랑에 아프고 울었더라도 다시 열정을 다해 사랑하는 그날까지.
배움엔 끝이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