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는 것이 행복의 시작
서커스에서는 코끼리를 길들일 때 새끼 때부터 단단한 기둥에 묶어 놓는답니다. 그러면 아직 힘이 약하기 때문에 기둥을 벗어나지 못하고, 성체가 되어서는 기둥을 뽑아낼 힘이 있어도 묶여있는다고 하죠. 저는 코끼리뿐만 아니라 사람도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불행했던 과거 때문에 현재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거나, 스스로를 어떤 사람이라고 정의 내린 채 변하지 않는 것을 보면 보이지 않는 기둥에 묶여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탓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마다 사정이 있고 이유가 있으니까요. 다만 과거는 과거, 나의 생각은 나의 생각일 뿐입니다. 나를 옭아매는 사정과 이유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과감히 잘라 낼 필요가 있습니다. 나를 좀먹지 않도록 말입니다. 나를 묶고 있는 밧줄에서 벗어나려면 먼저 남탓하기를 그만두어야 합니다. 나의 성격이나 외모가 단점이 라고 생각된다면 그 원인을 부모님의 탓으로 돌리는 것이 단적인 예입니다. 성격과 외모는 충분히 개발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사람을 많이 만나거나, 운동을 열심히 하는 방법을 통해서 후천적으로 나를 변화시킬 수 있음에도 책임을 전가하기 쉬우니 부모님에게 그 탓을 돌리는 겁니다.
또한 과거에 너무 큰 상처를 받아서 그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면 이제는 과거의 사건을 재해석할 때입니다. 심리학자 알버트 앨리스가 고안한 인지정서행동치료에는 ABC이론이 있습니다. 선행사건 A(Activation event), 신념 B(Beliefs), 결과 C(Consequences). 선행사건에 대한 잘못된 신념이 부정적인 정서를 낳는다고 봤습니다. 따라서 사고 과정의 중간에 있는 내담자의 잘못된 신념을 바꾼다면 결과를 재해석하여 긍정 정서를 만들 수 있다고 본 것이죠. 나에게 고통을 주는 경험이 있다면 내게 도움이 되는 쪽으로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과거의 나쁜 기억에 평생을 발목이 잡힌다면 얼마나 괴롭겠습니까. 나를 위해서 이제는 기둥에 묶여있는 밧줄을 끊어내야 합니다.
사실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저 역시도 과거의 나쁜 기억에 사로잡혀서 나라는 존재를 단정 짓고 살아왔습니다. 어렸을 때 부모님이 이혼하셨고, 어려운 가정 형편에 입고 싶은 옷, 신고 싶은 신발을 신어본 적이 없습니다. 어머니는 남에게 '아비 없는 자식'소릴 듣게 하기 싫어서 저에게 매우 엄하게 대하셨고요. 누구에게나 속사정은 있을 겁니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누군가에겐 큰일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살기 위해서,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나를 옭아매는 밧줄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해야 합니다. 해결되지 않은 감정은 시간이 지나면 곪게 되고, 결국 터지게 되어있으니까요. 끊임없이 나를 달래고, 이해하고, 바뀌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 모습이 얼핏 보면 불행해 보이겠지만 사실은 생을 잘 살아내고자 하는 노력이니까 우울할 필요 없습니다.
잘 살아보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는 당신을 응원합니다.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