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는 것이 행복의 시작
자존감 수업(윤홍균 작가)에 따르면 자존감은 세 가지 축으로 이루어져 있답니다. 자기 효능감, 자기 조절감, 자기 안전감이 그것입니다. 그중에 자기 안전감은 자존감의 바탕이 되는 것으로 가진 것은 별로 없어도 안전하고 편안함을 느끼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자기 안전감이 높은 사람이라고 합니다. 반면에 트라우마가 해결되지 않았거나 애정 결핍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자기 안전감이 확보되지 않습니다.
누구에게나 말 못 할 사정은 있습니다. 그리고 영원히 해결하지 못할 과제도 있고요.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면 당연히 발 벗고 나서겠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지요. 오래된 골동품을 끄집어내서 여기저기 먼지를 날리고, 손에도 묻히고, 어차피 안 쓸 거면서 다시 있던 곳에 보관하는 우를 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 또한 미련하게도 이런 짓을 계속해왔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익숙한 느낌이 듭니다. 여전히 똑같은 문제로 골머릴 앓으면서도 미해결 문제를 매듭짓는 것만큼은 피하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이런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후회하게 될 수도 있다고, 그렇지만 너 마음이 편하면 마음 편한 대로 하라고. 나는 네가 마음이 편했으면 좋겠다고 말입니다.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한 것도 아닌데, 여전히 마음의 응어리는 남아있는데도 그 친구의 말을 들으니 조금은 편해졌습니다. 좋다, 나쁘다, 맞다, 틀리다에서 벗어난 조언이라서 그랬나 봅니다.
그러고 보면 맞고 틀린 것도, 좋고 나쁜 것도 모호해지는 요즘입니다. 도덕적 윤리에서 벗어나는 것만 아니라면,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만 아니라면 나의 마음이 편한 대로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를 감당해 내는 것은 오롯이 나 혼자니까요. 그러니 본인 마음이 편한 대로 살면 되는 겁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문제를 똑바로 바라 볼 기회가 올지도 모릅니다. 용기를 갖고 헤쳐나갈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다만 마음의 준비가 되지도 않았는데 무턱대고 저질러 버리면 그 뒤엔 하기 싫은 일을 계속해서, 억지로 해야 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부디 마음의 평화가 깃들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