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는 것이 행복의 시작
최단 시간에 최대의 효율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한 요즘 세상, 속독 또한 투자한 시간에 비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습니다. 책을 펼쳐서 대각선으로 읽는다든지, 시야를 확대한다든지 등의 방법으로 10배 더 빨리 읽거나 10분에 한 권 다 읽기가 가능하다는 말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지요. 그러나 빠르면 다 좋은 걸까요?
저는 책을 읽는 속도가 남들보다 조금 느립니다. 그래서 내가 한쪽을 읽을 때 두세 쪽을 휙휙 넘기는 친구를 보면서 부러워했던 기억이 나요. 몇 번인가 빨리 읽으려고 노력해 봤지만 머리에 남는 게 아무것도 없어서 책을 안 읽는 것만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보를 얻기 위해 하는 독서와 저자의 가치관을 음미하기 위해 하는 독서가 다른 것인데, 그때의 나는 나 자신이 열등한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저 속도라는 기준 하나를 근거로 말입니다.
책을 읽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적 성공, 결혼, 자녀계획 등등 뒤쳐지면 내가 부족한 사람인 것만 같아서 괴로울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문제 또한 각자의 가치관이나 처해진 상황에서 나오는 차이일 뿐 내가 모자라서 그런 게 아닙니다. 운의 차이도 있겠습니다만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은 일단 뒤로 밀어두기로 합니다.
인생을 달리기에 비유하자면 50미터 단거리가 아닌 마라톤입니다. 마라톤에 출전해서 50미터를 달리듯 전력질주를 하면 이내 지쳐 쓰러지고 맙니다. 속도에 연연하지 않고, 각자의 페이스를 지키는 것이 인생이라는 마라톤을 완주하는 중요한 방법입니다. 빠르게만 가는 것이 답이 아닙니다. 타인과 나를 비교하면서 스트레스받지 않았으면 합니다. 저마다의 속도가 있는 법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