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우연』

by 안서조

이 소설은 제13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남녀공학 고등학교 1학년 이수현, 한정후, 이우연, 은고요, 지아는 같은 반이다. 수현이는 지아와 베스트 프랜드 ‘베프’다. 학교에 갈 때도 집에 올 때도 같이 다닌다. 은고요는 얼굴도 예쁘고 공부도 잘한다. 한정후는 반장이다. 얼굴도 잘생겼고, 마음씨도 좋다. 물론 공부도 잘한다. 이우연은 존재감 없이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한 친구다.


소설의 제목이 ‘고요한 우연’이라고 한 것은 은고요의 ‘고요’와 이우연의 ‘우연’을 합친 것으로 추정했다. 소설의 중간쯤에 은고요와 이우연은 사촌 간이라고 밝혀진다. 은고요는 얼굴도 예쁘고 공부도 잘하지만 반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는다. 그로 인해 따돌림을 받는다. 책상 서랍에 쓰레기가 들어있을 때도 있고 반 단체방 SNS에도 들어오지 않는다. 수현이는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평범하게 생긴 외모와 중간 정도의 성적이지만 친구들을 배려하는 마음씨를 가졌다.


수현이는 어느 날 존재감 없는 이우연을 꿈에서 꾼다. 전혀 생각하지도 않고 평소 관심도 없는 이우연이 수현이 꿈속에 나타난 후로 수현이는 우연이에게 관심을 갖는다. 우연이 프로필을 검색하다가 우연이가 가입한 SNS를 발견하고 익명으로 가입한다. 이 SNS는 방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수현이가 고양이 사진을 올리고 익명을 ‘바다’라고 사용해서 가입 승인을 받는다.


수현이는 고요와 우연이가 이 SNS에 가입해 있는 것을 알지만, 자기 신분을 속이고 계속 대화방을 접속한다. 수현이 아파트 근처 공원에 들고양이를 우연이가 그림으로 그린 것을 알고 고양이 사진을 올리고 관심을 갖고 고요와 우연이와 SNS에서 대화를 나눈다.


어느 날 고요 책상에 쓰레기를 갖다 놓는 범인이 CCTV에 찍히고 옆반 여학생인 것이 발각된다. 고요는 이런 일로 학교를 떠나고 우연이도 무단 결석을 한다. 수현이는 SNS에 우연이 행방을 알아보려고 하지만 우연이는 게시물도 삭제하고 잠적한다. 수현이는 우연이의 행방을 알아보기 위해 들고양이 사진을 올리고 우연이로부터 답신이 온다. 바닷가 사진과 함께.


그 바닷가는 부산 해운대였다. 수현이는 해운대로 우연이를 찾아가고 우연이를 만난다. 수현이는 SNS에서 자기 신분을 감춘 것을 고요에게 고백하지만, 용서를 받지 못하고 소설은 끝난다.


이 소설은 고등학생들이 SNS를 통해서 익명으로 대화를 이어가는 형식으로 되어있다. 익명이지만 현실에서 성격이 드러난다. 현실에서 하지 못하는 이야기도 SNS에서는 과감하게 한다. 세상이 문명의 발달로 편해졌지만, 대면보다 익명으로 온라인의 뒤에 숨어서 자신의 감정을 토로하는 세상이다.


주변이나 타인에게 큰 관심이 없어 보이는 이우연이 SNS를 한다는 건 조금 이외였다. 어떤 게시물을 올릴지 짐작조차 되지 않았다. 하긴, 눈에 보이는 특징을 제외하고는 이우연에 대해서 아는 것이 거의 없으니까.


나는 창밖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슈퍼맨이 되고 싶은 게 아니다. 그렇게까지 특별해지고 싶은 마음은 없다. 드넓은 백사장에는 예쁜 조개껍데기도 있고 바다에서 떠밀려 온 미역 줄기도 있다. 그리고 헤아릴 수 없이 수많은 모래알이 있다. 나는 그저 조금이라도 반짝이는 모래알이 되고 싶은 것 뿐이다. 신발 끈을 안 풀리게 묶는다거나 지도가 필요 없을 만큼 방향감각이 좋다거나 가위바위보 승률이 유난히 높다거나, 이렇게 아주 사소하게 반짝이는 것만으로 충분한데.


너는 기본적을 인간에 대한 애정을 가진 사람이야. 나처럼 조금 삐딱하고 매사에 의심이 많은 인간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감성이라고. 그래서 사람들이 너랑 같이 있으면 마음이 놓이고 편안해지는 거야. 너는 또 네가 만만해서라는 시답지 않은 소리를 하고 싶겠지만, 사람은 말이야, 따스한 햇볕을 쬐면 기분이 좋아지고 시원한 나무 그늘이 있으면 누워서 낮잠을 자고 싶어진다고 그게 인간이야. 그 애들이 왜 너랑 친구가 된 거 같아? 네가 그런 사람이니까. 그 애들이 네 앞에 있고 싶었으니까.


청소년 소설을 읽고 감성을 느끼려고 했지만 조금 부족한 느낌이다.


『고요한 우연』 김수빈 지음. 2023.02.20. (주)문학동네. 232쪽. 12,500원.

김수빈. 『고요한 우연』으로 제13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을 『여름이 반짝』으로 제16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을 받았다. 청소년소설 『쓰르라미 별이 뜨는 밤』, 동화 『마음 사냥꾼 모요』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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