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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산 May 17. 2023

꽃과 함께 흐르는 시간

꽃이 때를 알아 핀다

어제 개천 가에서 금계국을 보았습니다.

벌써 그때인가 싶습니다.

2021년도 여름부터 1년 동안 미디어스라는 인터넷 신문에  한 달에 한 번씩 꽃글을 실었습니다.

걷다가 만나는 꽃들의 이름을 불러주고 싶어 한 1년 꽃에 대해 찾아보고 기록하였습니다.

그러다 브런치에 쓴 글을  지인이 신문에 싣고 싶다 하여 이왕이면 계절에 맞게 새로 써 준다고 하였지요.

한 시간 거리 왕복 거의 두 시간 출퇴근하며 수업 외에도 영상 수업 자료와 학습지 만들고 부서 업무만 해도 집에 와서 한두 시간 일할 때가 많았습니다. 게다가 밥을 좋아하는 저와 가족들의 식사와 가사만 해도 만만치 않았지요.

 원고 마감 전날은 밤을 꼬박 새우고 출근할 때가 많았습니다.  좋아하여, 약속하여, 시작하였으니 1년은 해야지 하고 버티다 작년 8월에 기고를 그만두었습니다.

그 지면은 '지속, 가능, 발전' 위원들의 글을 싣고 있으니 이 또한 의미 있는 일입니다.

이 봄 다른 때보다 일에 치여 공원 산책도 못 가다가 토끼풀꽃, 개망초, 애기똥풀이 하늘거리는 천변 한쪽에서 금계국을 보았습니다.

어, 벌써 필 때인가 싶지만 지구 온도가 올라가니 꽃들은 필 때를 알아서 서둘러 나오는 것이겠지요.

걷다가 만난 꽃에 대한 글을 쓰다가 꽃을 만나기 위해 걷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1년의 꽃시계가 돌아가고 다시 그 꽃들을 바라보며 그때를 생각해 봅니다.

기간제 교사로 여기저기 다니며 그 학교에서 만난 꽃들에 대해서도 썼습니다.

새로 만난 꽃들은 새로 만난 동료교사와 아이들 얼굴처럼 느껴집니다.

한 학기나 일 년마다 매번 새로운  곳에 적응한다는 것은 어렵기도 하지만 설렘도 있고 초심을 지키며 일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늘 수업교재도 새로 만들고 새로운 수업도 시도해 봅니다.

그러면서 문득 눈앞에 작년에 보았던 그 꽃이 보이면 정겹고 행복합니다.

계절이  때에 맞는 꽃을 보내며 저에게 인사하는 것 같습니다.

교회 앞에 행복감이라는 꽃말의  보라색 수레국화가 가득 피었습니다.

계절이 어느새 보랏빛 여름으로 넘어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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